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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 입막음에도 WHO “중국 본 받아야” 불신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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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지난 9일 국제 전문가팀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했던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가 25일 스위스 제네바 세계보건기구(WHO)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제네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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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사실상 전 세계로 확산한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의 친중(親中) 행보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거세다. 감염정보 공유를 회피하고 내부 고발자에 재갈을 물린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중국의 대응을 본받아야 한다”며 칭찬으로 일관해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간) “최근 몇 주간 중국이 확진자 통계를 축소하고 내부고발자를 입막음한 증거가 나왔지만 WHO는 여전히 베이징을 지나치게 칭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에도 WHO 국제 전문가팀을 이끌고 중국 현지를 방문했던 브루스 에일워드 박사가 기자회견에서 ‘인상적인’, ‘눈부신’, ‘뛰어난’, ‘성공적인’ 등의 온갖 수사를 동원해 중국의 코로나19 대응을 치켜세웠다고 WP는 지적했다.

이런 극찬과 달리 WHO는 중국 당국으로부터 기본적인 감염정보도 보고받지 못하고 있다는 폭로가 이어졌다. 신문이 문의한 중국 의료진의 코로나19 감염 통계와 관련, 타릭 자사라비치 대변인은 이메일 답변을 통해 “중국 당국으로부터 간헐적으로 세부 통계를 보고받았지만 의료진 감염정보는 없었다”고 털어놨다. 중국 의료진 1,700여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정보를 파악한 지난 14일 이후 상황에 대해선 사실상 ‘깜깜이’ 상태임을 인정한 셈이다.

구멍 뚫린 정보를 앞세운 WHO의 신뢰도는 더욱 흔들리게 됐다. 존스홉킨스대 건강보안센터 소속 감염병학자 제니퍼 누조는 “의료진 감염정보 공유는 코로나19의 확산 패턴 파악과 각국의 방역전략 수립에 필수”라고 질타했다. 신문은 WHO가 앞서 2002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사태 때도 중국의 은폐로 신뢰성 위기를 겪은 바 있다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이번에도 중국이 충분한 정보를 공유할 의지와 능력이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최근 한국ㆍ이탈리아ㆍ이란의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국제사회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WHO의 자문역인 로런스 고스틴 미 조지타운대 보건학 교수는 “중국은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WHO는 이를 광범위한 나라들과 공유해야 한다”며 “이것이 보건 의사소통의 기본(communication 101)”이라고 강조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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