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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美 CDC, 日에 '1단계 여행경보'…중화권 외 국가로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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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병원들, 코로나19 확산 대비 “대유행 대책 점검” / FBI도 마스크·손세정제 대량 주문

세계일보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 있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애틀랜타=EPA 연합뉴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일본을 상대로 1단계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고 AP통신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DC가 코로나19로 중국 본토 외에 여행 경보를 내린 것은 전날 홍콩에 이어 두 번째이고, 중화권 외 국가로는 일본이 처음이다. 1단계 여행 경보는 여행객들에게 ‘통상적인 예방조치’(usual precaution)를 당부하는 ‘주의’(watch)에 해당한다. CDC는 “(일본) 여행 계획을 연기하거나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CDC는 지난달 27일 중국 본토에 대한 여행 경보를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불필요한 여행은 피하라”고 권고했다.

미 국무부는 CDC와 별도로 지난달 중국 본토에 대해 가장 높은 단계이자 ‘여행 금지’(do not travel)에 해당하는 4단계 여행 경보를 내렸다. 아울러 자국민에게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나 동아시아로 가거나 해당 지역에서 크루즈 선박을 이용해 여행하는 것을 재고하도록 20일 권고했다.

미국 내 병원들은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이 될 가능성을 대비하고 있다고 CNBC가 이날 전했다.

CDC 선임 부국장인 앤 슈챗 박사는 지난주 미국 병원들에 “대유행 상황에 대한 계획들을 터놓고 의논해 이것들이 제대로 갖춰졌는지 살펴봐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미 보건당국은 특히 미국 전역에서 코로나19가 발발할 경우 응급실이 과부하가 걸리고 안면 마스크 등 기타 주요한 의료용품이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코로나19 환자가 늘어날 경우에 대비해 병원 내 인력에 대한 개인 보호 장비 제공을 준비하고 관리 통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코로나19가 유행할 가능성을 고려해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대량으로 확보했다고 CNBC는 전했다. 코로나19가 미국에서 대유행할 경우에 대비해서 3M, 의료기업 PDI 등에 4만달러 규모의 손 세정제와 마스크를 주문했다는 것이다.

한편,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뒤늦게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드러난 미국인 탑승객들이 CDC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국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세계일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가 집단 발생해 일본 요코하마 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미국인 승선객들이 17일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뒤 귀국 전세기에 탑승하고 있다. 도쿄 AP=연합뉴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미국인 승객 328명은 지난 16일 밤 전세기를 이용해 미국으로 돌아왔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승객 1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뒤늦게 통지받았다.

미 행정부는 코로나19에 걸린 14명을 다른 미국인들과 함께 전세기로 데려오느냐, 일본 병원에 남겨두느냐를 두고 격론을 벌였다고 한다. CDC의 부국장 앤 슈캇은 감염자들을 비행기에 태우는 데 반대했고,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 앤서니 파우치도 슈캇 부국장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무부는 이들 14명이 이미 대피하던 중이었고, 규정에 따라 이들도 귀국시켜야 한다고 결정했다. 아울러 전세기가 미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 도착하기 약 1시간 전에 이들 14명이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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