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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아시아, 코로나19 '지역감염' 공포…"일본은 병원, 한국·싱가포르는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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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역사회 감염 공포가 퍼지고 있다. 감염 경로를 특정할 수 없는 사례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은 병원, 한국은 신천지, 싱가포르는 교회가 ‘수퍼 전파지’로 지목되고 있다.

20일 현재 한국, 일본, 싱가포르 에선 최근 2주 간 중국을 다녀온 적이 없고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도 드러나지 않는 감염자가 속속 확인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지난 13일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국내 발생 조기 단계'라고 발표한 데 이어 한국 정부도 이날 "방역망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 일본, 수퍼전파지는 ‘병원’…2곳에서 감염자 16명 나와

일본은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인정했다. 일본 정부는 전염병 발생 단계를 ▲해외발생기 ▲국내발생조기 ▲국내감염 ▲소강기로 분류하는데, 13일 '국내발생조기'라고 인정했다.

국내발생조기와 국내감염기의 차이는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사람이 생겼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국내발생조기는 해외에서 감염돼 일본에 와서 발병한 사람들이 있거나, 그 관계자들이 감염된 사실이 발견되는 경우를 말한다. 여기서 감염 경로가 불명인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면 국내감염기가 된다.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각 지자체에서 밝힌 감염 사례를 보면 이미 국내감염기에 접어 들었을 가능성이 있다. 병원 내 감염이 의심되는 사례가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사가미하라(相模原) 중앙병원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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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미하라 중앙병원 전경. /병원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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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원에선 사망자 1명을 포함해 4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이 병원에 지난 1~6일 입원했던 80대 여성이 사망한 이후 이 여성을 돌봤던 40대 간호사와 같은 층에 입원했던 70대와 80대 남성 환자가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망한 여성은 도쿄도의 소형 유람선 야카타부네((屋形船·식사와 노래를 하며 친목 모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든 배)에서 열린 택시조합 신년회에 참석한 70대 택시기사의 장모로 알려졌다. 이 기사는 최근 2주 간 중국을 여행한 적이 없고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도 없다.

또 다른 병원인 와카야마현 사이세이카이 아리다(濟生會有田)병원에선 무려 12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지난 13일 이 병원의 의사 1명이 처음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이들과 밀접하게 접촉한 동료와 환자, 가족을 검사한 결과 줄줄이 추가 감염이 확인됐다. 여기서 일본 내 첫번째 10대 감염자가 나왔다.

◇ 韓 대구 신천지 교회서 38명…싱가포르 3명 중 1명은 교회서 감염

한국은 대구 신천지 교회가 '수퍼 전파지'로 지목 됐다. 이날 새로 발생한 환자 31명 가운데 23명이 신천지 대구교회 발생 사례와 연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60대 여신도가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이 교회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총 38명으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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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신천지 대구교회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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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넓지 않은 공간에서 수백명이 함께 모여 예배를 보는 종교 특성 때문이다. 확진자와 같은 예배에 참석했던 교인 1001명을 전수조사한 결과 90명이 발열 등 폐렴 증상이 있다고 답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대부분 증상이 없다고 응답했으나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이 확인되는 경우도 있어 확진자가 늘 수 있다.

싱가포르는 감염자 3명 중 1명이 교회 2곳에서 감염됐다. 감염자 84명 가운데 28명이 교회 두 곳의 직원이나 신도 등 관계자로 밝혀졌다. 21명의 감염자가 신의은총 교회(Grace Assembly of God)에서 나왔고, 7명은 또 다른 교회인 평생선교교회(The Life Church and Mission Singapore)와 관련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교회에서 감염된 사람들이 초기에 감염된 교회 목사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목사와 함께 일하던 직원이나 가족들이 감염됐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감염 사실이 확인된 50대 남성은 업무 목적으로 최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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