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부정선거 논란 끝에 현 대통령 재선 성공

부정 선거 분쟁 5개월 넘게 이어져 / 반대파 이에 불복…"포괄 정부 구성하겠다"

아프간의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뮌헨 AP=연합뉴스

5개월 넘게 이어진 부정 선거 분쟁 끝에 아프가니스탄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이 최종 승리했다. 반대파는 이에 불복해 별도의 포괄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혀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대선 최종 개표 결과 아슈라프 가니(71) 대통령이 득표율 50.64%(92만3592표)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넘어 결선 투표 없이 재선에 성공했다. 아프간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5일부터 전체 투표의 약 15%를 부분 재검표한 이후 이날 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가니 대통령과 맞붙은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은 39.52%(72만841표)를 득표해 2위에 그쳤다.

가니 대통령은 선관위 발표 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의 승리”라며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고 NYT는 전했다. 저명 학자 출신인 그는 2001년 9·11테러 이후 미국에 의해 탈레반 정권이 축출되고 들어선 하미드 카르자이 정권에서 재무장관으로 재임하며 ‘부의 창출을 통한 가난 근절 및 시민의 권리 확립’을 목표로 광범위한 개혁을 주도했다.

하지만 부정 선거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투표 용지 자체가 가짜이거나 투표 시간이 지난 뒤 투표가 이뤄졌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3700만 인구의 아프간에서 치러진 지난해 대선에서 투표 수는 불과 270만표에 불과했으며, 이 중 100만표 가량이 무효 처리된 상황이다. 이의 신청도 2만건 이상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은 지난해 9월28일 치러졌으나 기술적 문제로 검표가 더디게 진행되고 부정선거 시비로 재검표가 이어지면서 선거 결과 발표도 연기를 거듭했다.

압둘라 최고 행정관은 가니 대통령의 승리 선언 몇시간 뒤 “이번 결과는 민주주의를 향한 쿠데타이자 반역”이라며 자신의 승리를 선언했다. 그러면서 별도의 포괄적 독자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가니 대통령 측은 야권이 이의 제기를 통해 새 정부에서 지분을 확보하려 한다고 반박한다. 앞서 압둘라 최고 행정관은 2014년 대선에서도 가니 대통령과 맞붙어 1차 투표에서는 1위를 기록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패했다. 이후 압둘라는 선거 결과에 불복했고, 가니와 압둘라는 미국의 중재 끝에 대통령과 최고 행정관 자리를 나눠 가진 바 있다.

이 같은 정파 갈등에 더해 아프간 정부를 미국의 꼭두각시로 여겨온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의 평화 협상은 가니 대통령이 당면한 과제다. 탈레반은 최근 아프간 정부를 배제한 채 미국과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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