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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6 (일)

110년 역사 美 보이스카우트, 어쩌다 파산 신청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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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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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전직 미국 대통령과 스티븐 스필버그 같은 유명인 등도 자랑스러워했던 보이스카우트가 잇단 성추문에 휩싸인채 수 백 여 건의 소송에 고전하다 결국 파산을 신청했다. 감소하는 회원과 늘어나는 소송 비용에 재정적으로 감당키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반면 파산을 소송 중지의 도구로 사용키 위한 꼼수란 지적까지 나왔다.



◇72년간 성학대 피해자만 1.2만명…성범죄 온상으로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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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보이스카우트연맹(BSA·Boy Scouts of America)은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에 의거한 파산을 신청했다.

잇따른 성폭행 관련 소송이 제기된데다 회원수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점이 반영된 결과라는 외신 해석들이 나왔다. NPR에 따르면 현재 BSA가 직면한 소송만 300여 건이다.

110년 역사의 BSA가 아동 성범죄의 온상이었다는 사실이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 2010년이다. 당시 오리건주에서 한 남성이 보이스카우트 활동 당시 성폭행 사실을 당했단 이유로 BSA에 소송을 제기해 1850만달러(약 220억원)의 배상판결을 받은 것.

지난해 4월 또다른 법정 증언에서는 과거 72년 동안 지도자 가운데 7800명이 1만20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을 성학대하는 데 연루된 것으로 조사됐다는 언급도 나와 대중들을 경악케했다.

BSA는 1910년 설립돼 올해로 110년 역사를 자랑하는 단체로 가장 높은 단계인 이글(독수리) 계급을 얻은 미 유명인들 중에는 닐 암스트롱, 스티븐 스필버그 등이 있다. 또 제럴드 포드 미 전 대통령은 "보이스카우트 활동 덕분에 나는 더 나은 운동선수였고 더 나은 해군, 더 나은 의원이었으며 더 잘 준비된 대통령이었다"며 자랑스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BSA 회원 수는 1973년 48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현재 220만명 수준까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파산 신청은 중앙본부만…지부 사업은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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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에서는 BSA의 이번 파산 신청이 소송을 피하기 위한 '꼼수'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NPR에 따르면 BSA는 파산법 11조에 의거해 향후 피해자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신탁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해당 법에 따르면 채무자가 사업 영위를 위해 파산법원 감독 아래 사업 재건 계획을 세우는 것도 가능하다. 단 파산을 신청한 것은 중앙본부(national organization)여서 일상적인 스카우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부(Local council)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BSA의 중앙본부는 14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데 반해 261개 지부들의 자산가치는 33억달러로 추산됐다. 개별 지부들이 파산신청을 하지 않은 이상 기술적으로는 지부의 자산에 대해서는 채권자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다.

CNN은 "이 단체의 파산신청 결과 해당 기구에 대한 모든 민사 소송은 중단된다"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맡고 있는 폴 모네스 변호사를 인용해 "이번 파산 신청은 비극"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저 모스비 BSA 총장은 성명을 통해 "피해자들이 겪었던 비극적인 학대를 되돌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우리는 파산 절차가 모든 희생자들에게 공평한 보상을 줄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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