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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바 美 법무장관, 측근에 ‘사임 고려 중’ 언급”...법무부는 "사실 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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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이 측근들에게 ‘사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AP가 복수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1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 독립성 문제에 대한 트윗을 중단하라’는 자신의 경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태도를 사임 이유로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 장관이 언급한 법무부 독립성 문제란 미국 법무부가 검찰에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에게 구형(求刑)된 형량을 낮춰달라고 개입한 일을 말한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미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비공식 선거 참모’로 활동한 로저 스톤은 최근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하고 결탁했다는 의혹인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조사 과정에서 위증과 조사 방해, 목격자 매수 등 7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조선일보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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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 수사 검사들이 스톤에게 징역 7~9년을 선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다음 날인 11일 새벽, 바 장관의 참모들과 부(副)장관은 이날 오전 법원에 구형량을 낮춰달라는 서류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오심(miscarriage)’이라는 단어를 써가며 "매우 끔찍하고 불공정한 처사"라고 성을 낸 직후였다. 측근의 오랜 징역살이를 못마땅해 하는 트럼프 대통령 의중을 읽고 바 장관이 직접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잡음이 심해지자 바장관은 앞서 13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트윗 때문에 도무지 내 일을 할 수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무부 독립성 문제에 대한 트윗을 멈춰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인 14일 ‘대통령으로서 형사 사건에 개입할 법적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하며 바 장관의 불만을 일축했다.

이날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가 바 장관 하는 일을 더 어렵게 만든다는 주장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언론에 제 목소리를 낼 수가 없기 때문에 내 의견을 전달하려면 소셜미디어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독립성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트위터에 여과하지 않은 생각을 밝히겠다는 것.

법무부는 언론 문의가 이어지자 이날 대변인을 통해 일단 "바 장관은 사임을 고려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WP는 "평소 바 장관을 오래 지켜본 주변 사람들 의견에 따르면 그는 성급하게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임 의사를 측근에 퍼뜨린 이유가 무엇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유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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