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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기생충' 봉준호 감독 "동상 제작·생가 보존? 죽은 뒤 얘기해주시길" 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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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현장]

뉴스1

봉준호 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은 지난 9일(현지 시간) 한국 영화 최초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국제극영화상(구 외국어영화상), 각본상을 수상하며 65년 만에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석권하는 쾌거를 거뒀다. 2020.2.19/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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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동상 제작 및 생가 보존에 대한 이야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 "죽은 뒤 얘기해달라"고 재치있게 답했다.

봉준호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진행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의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동상을 제작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등의 이슈에 대해 "나도 기사를 봤는데 동상이라는 생각, 그런 얘기는 내가 죽은 후에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들은 넘겼다. 제가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한국영화산업의 어떤 특유의 활기, 많은 좋은 작품이 나오는 이유가 뭐고 한국 영화 산업의 활력과 장점, 우려되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 많이 받는다"며 "'플란다스의 개' 때 얘기를 많이 한다. 신인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 시나리오, 신인 감독이 '기생충'과 토시까지 똑같은 시나리오를 가져왔을 때 투자받고 촬영 들어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냉정하게 해봤을 때 내가 1999년에 데뷔했는데 20여년간 한국영화가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그렇지만 동시에 젊은 감독들이 이상한 작품,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에는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봉 감독은 "재능있는 친구들이 산업으로 흡수되기보다 독립영화를 만드는, 독립영화와 산업의 메인 스트림이 평행선을 이루는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2000년대 초,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을 찍은 당시에는 서로간에 독립영화의 메인 스트림이 좋은 의미에서의 상호 침투, 다이내믹한 충돌이 있었다. 그런 활력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이 되는 지점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0년대, 90년대 홍콩 영화 산업이 어떻게 쇠퇴해는지 기억을 갖고 있다.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지금 한국의 산업이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가 갖고 있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더 도전적인 이야기를 산업이 수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나오는 여러 훌륭한 독립영화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워낙 많은 재능들이 이곳저곳에서 꽃 피고 있어서 결국에는 산업과의 좋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극영화상까지 4개 상을 수상했다. 이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최다 수상 기록이다. 또 작품상 수상을 놓고 보면 한국 영화로도, 비영어권 영화로도 최초의 기록이다.

'기생충'은 지난해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에서도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동시 수상은 '잃어버린 주말'(1946)과 '마티'(1956)에 이어 세번째며, 64년만에 나온 새 기록이다.

'기생충'의 수상 기록은 미국과 한국을 넘어선다. 시드니영화제를 비롯한 해외 영화제에서 19개, 골든글로브와 영국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해외 시상식에서 155개의 상을 수상해 이날 기준 전세계 주요 영화제 및 시상식에서 총174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지난해 10월 북미에서 개봉한 '기생충'은 지난 17일 기준 북미에서만 4433만4442달러(약528억 7768만원)를 벌었으며, 월드와이드 흥행 수익은 1억9031만262달러(약2269억8304만원)을 기록 중이다.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기생충'의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기생충: 흑백판'을 오는 26일 개봉한다. 이미 국내에서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이 영화가 또 한 번 흥행 기록을 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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