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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조원태 온 뒤 구내식당 반찬 달라졌다" 이게 요즘 한진 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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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평가에 힘 빠진 ‘조현아 반란’

통근버스 등 쌓인 불만 속속 개선

‘해결사’ 조원태에 직원 지지 확산

직원 절반 가입 노조 ‘조현아 반대’

이사 후보 김치훈, 사내 비판에 사퇴

중앙일보

조현아(左), 조원태(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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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한진그룹에서 조원태 회장이 승기를 잡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원태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과 함께 실제로 근무했던 경험이 있는 직원들의 사내 평가가 남매간 승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김치훈 전 대한항공 상무는 18일 사내이사 후보에서 물러났다. 김치훈 전 상무는 조현아 전 부사장과 KCGI·반도건설그룹(3자 연합)이 추천했던 사내이사 후보다.

한진칼에 따르면, 김 전 상무는 17일 조원태·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에게 서신을 보내 “3자 연합이 추천하는 사내이사 후보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3자 연합의 주주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다르게 진행해서 유감”이라는 뜻도 밝혔다. 이에 대해 3자 연합은 “저희의 명분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해 드린 후 동의를 얻어 이사 후보로 추천했다”고 18일 반박했다.

앞서 17일 대한항공·㈜한진·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3사 노동조합도 3자 연합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이들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투기세력과 결탁했다”며 “복수심과 탐욕을 버리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조원태 회장을 지지한다고 간접적으로 밝힌 셈이다. 한진그룹 3사 노동조합 가입 인원은 한진그룹 직원(2만4000여 명)의 절반(1만2000여 명)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가입해 있는 우리사주·사우회는 한진칼 지분 3.7%를 보유 중이다.

중앙일보

대한항공, 한진, 한국공항 등 한진그룹 노동조합은 17일 공동입장문을 내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을 비판했다. [사진 한진그룹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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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조원태 회장 측의 공세가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사내 분위기가 한몫했다. 조 회장에 대한 임직원 평가는 조현아 전 부사장보다 상대적으로 후한 편이다. 대한항공의 한 객실 승무원은 “조원태 회장은 한진그룹 회장을 맡은 이후 직원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달라졌다”며 “직원 고충을 이해하고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고 말했다.

김포국제공항에 근무하는 다수의 한진그룹 임직원에 따르면, 김포국제공항 근무자들은 수년 전부터 구내식당 식사가 열악하다며 회사 측에 품질 개선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대표이사를 맡은 직후 즉시 이 문제가 개선됐다고 한다.

또 부산광역시 강서구에 소재한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임직원은 통근 버스 운영 방식에 불만이 있었다. 사전에 통근 버스를 신청해서 탑승용 비표를 매일 받아야 통근 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한 불만을 수차례 제기했지만 꿈쩍 않던 회사 측도 조원태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해결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임직원의 불만을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이 사내 지지층을 끌어모았다는 것이 대한항공 임직원들의 분석이다.

3자 연합이 김 전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사내 게시판에서 김 전 상무의 결정을 비난하는 글이 대거 올라오기도 했다. 김 전 상무가 이에 대해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3자 연합은 “오늘 새벽 김치훈 전 상무가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알려왔다”며 “흔들림 없이 계속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3자 연합 중 KCGI가 “조원태·석태수 대표이사와 2월 중에 공개토론을 하자”며 “2월 20일까지 답변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한진그룹은 “공식적인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KCGI는 지난해 7월에도 조원태 회장에게 회동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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