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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중국발 코로나에 아이폰 공급 중단·반도체 가격 상승세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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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춘절 연휴기간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문닫힌 중국 베이징의 애플스토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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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신종 코로나감염증(코로나19)에 글로벌 IT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당장 스마트폰과 LCD, 노트북 등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됐다.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MWC)가 취소된 데 이어 글로벌 공급망(SCM)이 타격을 받으면서 향후 시장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중국 생산 90%가 독이 된 애플



중국에서 아이폰의 90%를 만드는 애플이 가장 먼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애플은 17일(현지시간) 1분기 실적 전망 보고를 통해 “코로나19로 올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내 생산 차질과 판매감소가 주원인이다. 아이폰 제조 공장들이 후베이성 밖에 있고, 모든 시설이 재가동되기 시작했지만, 예상보다 정상화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애플은 이에따라 "아이폰의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중국내 판매 부진으로 실적 하향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다만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진 않았다. 애플은 이미 지난달에도 올 1분기 매출을 630억~670억 달러로 낮췄다. 애플은 “중국 상황은 진화되고 있다"며 "4월에 있을 실적 발표 때 정확한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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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업체인 폭스콘 중국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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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전자, 중국 부품 공수에 비상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 대신 베트남에 스마트폰 공장을 갖고 있어 직접적인 타격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가 코로나19의 확산을 우려해 육로수송을 금지하고 있는 게 문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삼성과 LG전자가 중국산 부품을 베트남으로 항공과 선박으로 실어나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코로나19는 중국내 특정 업체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SCM(공급망관리) 상의 문제라 전혀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부품 재고에 문제는 없다. 생산 차질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LCD 공장 폐쇄…노트북·TV 생산 차질



중국 우한에 있는 BOE 등 다섯 곳의 LCD 공장도 패쇄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중국 내 모든 LCD 공장의 생산량이 2월에 최소 10%, 많으면 20%까지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LCD의 생산 차질은 노트북과 TV 생산 차질로 여파가 미치고 있다. 중국 노트북 ODM(제조사개발생산) 공장에 LCD 공급이 제때 되지 않고, 공장 자체적으로도 직원들의 복귀가 느려 정상 가동되지 않고 있다. 당장 대만의 디지타임스리서치는 "중국내 노트북 생산량이 1분기에 29~36%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 여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TV 등 특수를 기대했던 가전업계도 비상이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LCD 생산이 줄어 가격이 오르면 TV 가격도 오른다"며 "올림픽 특수가 크지 않을 것 같다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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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베트남 박닌공장 전경 [사진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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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노트북 등 글로벌 IT 시장 축소 불가피



글로벌 IT업계를 덮친 생산차질은 곧 판매 부진으로 직접 연결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는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이 올 1분기 전년 대비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 역시 5~6% 정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G 스마트폰의 가장 큰 시장인 중국이 혼란에 휩싸이며 올해 5G 시장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스마트폰업계 관계자는 “애플의 생산 감소와 중국 내 소비 심리 위축 등이 글로벌 IT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의존 큰 반도체도 상승세 꺾여



코로나19 여파로 반도체의 가격 상승세도 멈췄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국이다. 당장 올 초부터 오름세였던 D램(DDR4 8Gb 기준) 가격이 지난 17일부터 상승세가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국 공장들이 멈춰 서면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생산은 계속하지만 코로나19발 반도체 불황이 다시 시작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18일 당장 국내 증시에선 애플의 아이폰 공급 중단 위기 등의 소식에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가 이어지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IT 대형주와 현대차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고 코스피 지수도 2200선까지 밀렸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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