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대에 따르면 26일 서울대 문화관 중강당에서 진행되는 졸업식에 각 단과대학 및 전문대학원 졸업생 중 성적 최우수자 1명씩, 총 66명만 참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
대학 본부는 졸업식 간소화 결정 이후 관련 지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한 단과대 관계자는 "최우수 성적자가 졸업식에 가는 게 맞다"며 "대학 본부에서 그렇게 하라는 지침이 내려온 것"이라고 했다.
졸업식을 취소하는 것보다는 간소하게라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지만, 올해 서울대를 졸업하는 나머지 학부생 및 대학원생 약 4700명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정규성 서울대 2020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의장은 "코로나19 때문에 어느 정도 인원이 줄어든 상태에서 졸업식이 진행되는 것은 알겠지만 대표를 뽑는 기준을 성적으로만 한다는 데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한 학생은 "내가 항상 자랑으로 생각하고 다녔던 서울대에서 이런 한심한 졸업식을 시행한다는 사실이 너무 창피하다"며 "단 한 번도 서울대 학생을 학점으로 줄 세울 생각을 감히 하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공부만이 모든 것이라고 주입받고 줄 세우기에 익숙해졌던 중·고등학교와는 달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반짝이게 빛났고, 이는 학점이라는 정량화된 것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것"이라며 "이런 다원적인 특성을 모두 무시하고 서울대를 한심한 똥통 학교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생에 기억될 수 있는, 누군가에겐 가족 모두에게 큰 경사일 수 있는 대학교 졸업식을 소수의 선택받은 사람들만을 위한 축제로 만드는 게 과연 옳은지 정말 궁금하다"며 "내 평생 그 어떤 학교에서도 졸업식에 수석들만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생은 "총장님이 평생을 수석만 해왔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가능했을까"라고 반문한 뒤 "총장님 입장에서는 '범인'에 불과한 내 머릿속에서는 도저히 그 높은 뜻을 헤아릴 수가 없다"고 조롱했다.
학생들의 비판이 거세지만 서울대는 책임 회피에 급급하기만 한 모습을 보이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단과대학별 학사·석사·박사 각 대표 1명은 단과대에서 자율로 정한다"며 "선정 기준 또한 자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부서에서도 추천을 해달라는 공문을 보냈을 뿐"이라며 "다만 이번 졸업생들은 후기 졸업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hakjun@newspim.com
저작권자(c)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