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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신종 코로나 사태, 사활을 건 중국 의료진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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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자년 새해를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갑작스런 “습격”이 중국 우한에서 시작되었다. 총성 없는 전쟁터로 변한 병원에서 의료진들은 사활을 걸고 “전투”를 치르고 있다.

매일경제

2020년 2월 3일, 안후이성화이베이쾅궁총병원(安徽省淮北鑛工總醫院) 발열과, 감시실 및 격리병동 등 감염병 대응 일선을 지키는 백의 천사들.<천원샤오(陳文驍)/인민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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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보고되자 84세 고령의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한달음에 우한으로 달려왔다. 자신의 안위를 뒤로하고 자청하여 사지에 뛰어든 의료진의 사연…… 역경을 무릅쓰고 후베이성 지원에 나선 중국 각지역 의료대의 출정 소식…… 가장 위험한 곳을 지키고자 스스로 “역주행”을 선택한 이들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명절을 앞두고 귀향길에 올랐던 우한대인민병원(武漢大學人民醫院) 병리과 전문의 우샤오옌(吳小艶)은 1월 22일 9시경에 병원으로 복귀했다고 한다. 병원으로부터 의료지원 요청을 받은지 불과 2시간 만이었다. “모두가 전투를 치르고 있잖아요. 이곳으로 돌아와야 제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어요.”

“여기 계신 분들은 모두 제 ‘전우’입니다. 위험할수록 앞장서려고들 하죠!”

옌리(嚴麗)는 화중과기대부속동제병원(華中科技大學附屬同濟醫院) 응급내과 전문의다. 연차를 내고 가족여행을 계획했었지만 1월 22일 가족들이 여행길에 오르던 날, 그녀는 공항에서 병원으로 돌아왔다.

얼마전 티베트 의료봉사를 마치고 돌아온 주후(朱琥) 우한시 심리보건센터(精神衛生中心) 부원장은 1월 22일부로 오랜기간 근무했던 우한 진인탄병원(金銀潭醫院)으로 긴급 전근하여 동료들과 함께 싸우고 있다. 베이징에서 돌아온 딸이 우한에 도착한 바로 다음날 전근지시를 받았다고 한다. 간만의 부녀상봉이었지만 주후 부원장은 딸과 회포도 풀지 못한채 진인탄병원에 뛰어들었다. 감염 우려 때문에 병원 근처 숙소에 머물면서 지내온 그는 지금까지 딸을 만날 시간조차 없었다고 한다.

“죽음을 마다하지 않고 부르면 어디든 달려가자!”

“한 마음 한 뜻으로 감염병 사태를 이겨내자, 우리는 할 수 있다!”

감염병 퇴치를 위해 출정하는 우한을 포함한 중국 각지역 의료진들이 “출사표”에 적어낸 각오들이다.

사태 해결을 위해 중국 전체가 움직였다. 베이징, 상하이, 광둥(廣東), 스촨(四川), 장쑤(江蘇) 등 지역에서 6000여명의 의료대원이 후베이성(湖北省)에 달려왔고 스스로 지원하여 “역주행”한 이들 “용사”들은 우한시민들과 함께 전염병과 싸우고 있다.

발열과, 지정병원, 전문병원, 감시구역, 격리구역, 위험구역……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곳에서 우한의 6만여 의료종사자들은 격무를 버텨내고 있으며 그들 중 1만5천여 “백의 용사”들은 의료 일선에서 감염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우한시제7병원(武漢市七醫院) 발열과 책임자에 따르면, 동 병원은 1월 22일부터 6개의 진료실을 열고 24시간 외래환자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9명의 의사가 동시에 근무하는 시스템으로 매일 평균 천명 정도의 환자를 진찰한다고 한다.

1월 29일 0시~4시, 중남대샹야제2병원(中南大學湘雅二醫院) 혈액정화센터 간호사 류량(劉亮)은 담당의사와 함께 위독 환자 4명을 치료하고 나왔다. 쉬는 것도 잠시, 그녀는 같은날 16시~20시 다시 당직을 서야 했다. 일선 의료진은 다섯겹이나 되는 두터운 옷차림으로 채혈, 혈액가스분석, 주사 등 여러가지 업무를 수행한다. 물론 그녀도 예외는 아니다. “두터운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아주 작은 움직임도 이렇게 어려워요. 4시간 쉼없이 일하다보면 옷들은 진작에 땀으로 흠뻑 젖어버리죠.”

후베이성에 지원 나온 장쑤성(江蘇省) 의료대의 대장인 순리췬(孫立群) 남경의과대제2부속병원(南京醫科大學第二附屬醫院) 중환자실 부주임은 우한시 쟝샤구(江夏區) 제1인민병원에 도착한지 불과 며칠 안됐지만 목이 쉬어 있었다. 지난 며칠간 그녀는 매일 오전 현지 의사들과 함께 회진을 돌면서 치료안을 논의하고, 오후 2시나 돼서야 뜨거운 물에 찬밥을 말아서 점심 끼니를 떼웠다고 한다.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한명이 쓰러져도 우리에겐 수많은 ‘용사’들이 남아있다. 우리는 한결같이 고지를 지키며 도전에 맞설 것이다!”

중남대샹야제2병원에서 우한 진인탄병원 중환자실로 지원을 나온 간호사 황옌칭(黃艶淸)의 노트에서 옮겨왔다. 감염되고도 결연을 잃지 않았던 현지 의사의 눈빛을 보고서 적은 글이라고 한다.

[인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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