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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美, 화웨이 옥죄기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까지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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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미국의 중국 기업 화웨이 옥죄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베이징에서 PT엑스포가 열린 지난해 10월 31일 한 남성이 화웨이 광고판 앞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모습. 베이징=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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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화웨이를 겨냥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이용할 경우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달 중국과 맺은 1단계 무역협정을 계기로 미중 양국 갈등이 완화되면서 제재 완화를 시사했던 미국이 다시 화웨이 옥죄기에 들어가는 모습이다.

WSJ는 미 상무부가 이 같은 규제를 담은 ‘해외 직접 생산 규정’ 수정안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해외 직접 생산 규정은 해외 기업의 군사용 또는 국가안보 관련 제품에 미국 기술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최근 몇 주 동안 행정부 내에서 논의가 돼 왔으나 수정안은 비교적 최근에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같은 규제 방안에 대해 반대 의견도 나왔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수정안을 직접 검토한 상황은 아니라고 WSJ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을 규제해 핵심 반도체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중국의 ‘기술 굴기’ 속도를 늦추겠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조치는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스, 램 리서치 등 미국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와 화웨이를 위해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대만 TMSC 등에 피해를 주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도 혼란을 줄 위험이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2018년 5월 국가안보를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지난해 8월에는 미 행정기관이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 업체 5곳의 장비를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오는 28일 관련 제재 논의를 위해 회동할 예정이다. 제재 기업을 늘리는 방안도 이날 의제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미국이 이와 별도로 제트엔진 기술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차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트엔진 역시 중국이 미국과 유럽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립도를 높여 나가려는 분야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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