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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블룸버그 러닝메이트가 힐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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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측 "가공할 만한 위력"

힐러리는 별다른 반응 안해

조선일보

블룸버그(왼쪽), 힐러리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진영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2016년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터넷 매체인 드러지 리포트는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캠프 소식통을 인용해 블룸버그와 힐러리가 정·부통령 후보로 한 팀을 구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대선 캠프의 내부 여론조사 결과 두 사람의 조합이 '가공할 만한 위력(formidable force)'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에 대해 "조용한 주말에 폭탄을 터트린 격"이라고 평가했다. 힐러리 출격이 대선판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드러지 리포트는 1998년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백악관 인턴 직원 모니카 르윈스키의 부적절한 관계를 특종 보도해 유명세를 치른 매체다.

블룸버그는 힐러리를 끌어들이기 위해 주소를 콜로라도나 플로리다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드러지 리포트는 전했다. 수정헌법 제12조는 정·부통령 후보는 같은 주(州) 출신이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현재 두 사람 모두 뉴욕에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 캠프 측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부통령 관련 추측이 아닌 경선과 토론에 집중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가능성을 완전히 부인하지는 않은 것이다. 또 미국의 연예 전문 매체 페이지식스는 16일 블룸버그 캠프가 힐러리를 수년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카프리샤 마셜 전 백악관 의전장을 영입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힐러리는 드러지 리포트 보도에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는 다만 지난 6일 유명 토크쇼인 '엘런쇼'에서 부통령 출마 가능성에 대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절대 아니라고 말하지는 않을 것(Never say never)"이라고 해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블룸버그·힐러리 조합이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자칫 '억만장자(블룸버그)와 워싱턴 기득권 정치인의 결합'이란 부정적 이미지가 부각될 수 있어 본선 득표력에 도움이 될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보수 평론가 캔디스 오언스는 이날 트위터에 "이보다 더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은 없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 블룸버그의 과거 여성 비하와 성희롱 발언을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1990년 블룸버그통신 직원들이 그의 발언으로 구성한 소책자를 만들었는데, 여기에는 "좋은 영업사원은 술집에서 '나랑 잘래'라며 여자를 낚으려는 남자와 같다. 많이 거절당하지만 많이 관계할 수 있을 것" "여성이 뇌(능력)로 인정받고 싶으면 백화점이 아니라 도서관에 가야 할 것" 등의 발언이 담겼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임신한 여성들에게 "애를 떼!"라고 말한 적도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16일 일제히 방송에 나와 "블룸버그가 국민 앞에 답변하고 얘기해야 한다"며 공세를 폈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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