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8 (일)

[사설]한 단계 높은 공공의료, 서울의료원 선별진료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난달 20일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한 달이 되어간다. 지금까지의 방역 대책은 성공적이라 할 만하다. 확진자가 30명 발생했지만 10명이 완치돼 퇴원하면서 초기의 불안과 공포는 누그러들고 있다. ‘선방’의 배경으로 선별진료소가 한 축을 담당했다. 정부가 선별진료소를 발빠르게 지정해 감염증 의심증상자와 일반 환자를 나눠 검사하고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관리한 것이다. 최근 이틀간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은 데다 확진자와 접촉한 과정도 특정할 수 없는 29, 30번 환자가 확진되며 지역사회 감염 확산 우려가 싹트고 있는 상황이기에, 선별진료 기능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이 점에서 응급실 전체를 선별진료소로 변경해 선제적으로 대응한 서울의료원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향신문의 현장취재에 의하면, 서울시가 설립한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은 지난달 31일 응급실 전체를 선별진료센터로 바꿨다. 응급실 침상을 25개에서 9개로 줄여 간격을 넓히고, 곳곳에 음압장치를 설치해 격리병동처럼 만들었다. 의사 12명과 간호진이 방호복을 입고 3~4시간마다 교대하며 집중적으로 의심증상자들을 검사하고 선별한다. 응급실 앞에 컨테이너나 텐트 한두개로 마련한 대부분의 다른 선별진료소들은 검사받고 있는 환자가 있으면 다른 환자는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등 환경이 열악한 탓에 일반 환자들과 섞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고 한다.

서울의료원에서 만난 전문가들은 그동안 환자치료를 위한 음압병상에 대한 투자를 많이 했다면 이젠 선별진료소 마련이 절실하다고 했다. 지역사회가 뚫리고, 감염병이 퍼져나갈 경우에는 이런 형태(서울의료원)의 선별진료소가 필요하다며, 지역별로 거점병원이 담당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아울러 지역감염 확산에 대비해 공공병원에서 환자를 소화할 수 없게 되면 큰 병원들이 환자를 나눠 맡는 ‘공동체성’과 병원 규모별 역할분담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경을 넘는 글로벌 감염병의 위험은 앞으로도 상존한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20년 코로나19 등 실제로도 5~6년 주기로 신종 감염병이 계속 출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공의료체계의 중요성은 그만큼 더욱 커지고 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높은 공공의료체계와 감염병 대응책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지금 많이 보는 기사

▶ 댓글 많은 기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