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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부티지지, 극우 방송인 ‘게이 후보’ 비난에 적극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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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지지하는 이들의 가족 가치 설교 안듣겠다”

극우 방송인 림보의 게이 후보 비난에 정면 반박

경선 출마 이후 부티지지의 성 정체성 첫 공개 공격

트럼프도 ‘나는 게이 후보 반대하는 그룹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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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동성 배우자를 둔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극우 방송인의 비난에 정면 대응하고 나섰다.

부티지지는 16일 <시엔엔>(CNN)에 “나는 내 남편을 사랑한다. 나는 내 남편에 충실하며, 무대에서 우리는 자주 포옹을 한다”며 “러시 림보와 같은 사람들한테 가족의 가치에 대한 설교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부티지지는 교사인 채스턴 글래즈먼과 지난 2018년 동성 결혼을 했다.

부티지지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서도 “미국은 전진해왔고, 우리는 모든 사람을 환영하는 정치를 펼쳐야만 한다”며 “바로 그것이 미국인들이 찬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공화당이 동성애를 혐오하는 것에 슬프다”고 덧붙였다.

앞서 극우 성향의 림보는 지난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쇼에서 부티지지가 올해 말 대선 후보 경선 토론에 나서 “37살의 게이 남성(부티지지)이 진짜 남자인 도널드 트럼프 옆에서 자신의 남편에게 키스하는 모습이 어떻게 보이겠냐”고 빈정댔다. 림보는 “미국이 아무리 진보적이고 사회적 정의에 민감하고 관용적이어도, 미국은 아직 대통령 후보 토론 무대에서 자신의 남편에게 키스하는 게이 남성을 뽑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림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존경한다는 논란 많은 극우 방송 진행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신년 국정연설에 림보를 초청해 그에게 민간인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자유의 메달'을 수여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부티지지는 미국 최초의 성 소수자 대선 경선 후보자다. 그는 자신의 남성 파트너와 함께 선거운동을 펼치는 등 성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공개해 대선 과정에서 성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이 언젠가는 제기될 것으로 예상됐다. 림보는 부티지지가 대선 경선에 출마한 이후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처음으로 공격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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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보의 공격에 신중한 자세를 보였던 부티지지는 민주·공화 양당의 고위 인사들이 림보의 발언에 대한 잇따라 비판을 제기하자 적극 반박으로 선회했다.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한 공격은 경선 과정에서 어차피 넘어야 할 사안이어서, 온건한 대중 사이에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림보같은 극우 인사와 상대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회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지지하는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림보가 “우리나라가 서 있는 곳에 대한 오산”을 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조차도 림보의 발언에는 거리를 뒀다. 트럼프는 한 팟캐스트와의 회견에서 일부 미국인들이 게이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지만, “나는 그런 그룹에 속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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