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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사설] 미래통합당 출범, '야당이 정권 도우미' 소리 끝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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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새로운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 등이 합친 '미래통합당'이 오늘 공식 출범한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기치로 내건 자유우파 진영이 총선을 두 달 앞두고 단일 대오의 첫 단추를 끼운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공천 지분과 지도부 구성을 놓고 진통을 겪었으나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의 불출마와 기득권 포기,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종로 출마 등을 발판으로 어렵사리 장애물을 넘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통합과 쇄신 움직임은 시작됐다.

지금 자유보수 진영에는 문재인 정권의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저지해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다. 청와대는 선거 공작 지휘소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고 핵심 실세들이 무더기로 기소됐는데 대통령은 이 일에 대해 해명하기는커녕, 검찰 수사팀을 해체하고 공소장을 숨기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에 앞서 나라의 기본 틀인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야당 반대를 짓밟고 강행해 통과시켰다. 독재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이를 비판하는 글을 쓴 필자와 언론사는 선거법 위반이라며 고발했다. 자신들은 무법 권력을 가진 양 불법을 저지르면서 조금만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나오면 재갈을 물리고 수사하고 감옥에 보내려고 한다. 국민이 주인인 민주주의가 아니라 문 대통령과 그 측근들이 주인인 '문(文)주주의' 세상이라는 개탄까지 나온다.

제대로 된 야당이 있어 정권이 선거에서의 심판을 두려워했다면 이렇게까지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동안 야권은 정권을 견제하는 것이 아니라 갈가리 찢어져 자기들끼리 손가락질하며 지리멸렬했다. 쇄신과 변화는 외면한 채 기득권 지키기만 골몰했다. 그 결과 적지 않은 국민이 정권의 안하무인 행태에 분노하고 불안해하면서도 야권에 마음을 주지 않았다. "정권이 야당복(福) 하나는 타고났다"는 자조가 나오는 현실을 야권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당과 새보수당 등의 통합은 의미가 있지만 간판을 바꾼 것만으로 국민 지지가 되살아나지 않는다. 통합에 참여한 모든 세력은 손익 계산은 접어두고 자유보수에 등을 돌렸던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가치와 대안을 보여줘야 한다. 낡은 인물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끊임없이 외연을 확장하고 기득권을 버리는 희생과 혁신이 필요하다. 일부 중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나오고 있지만 돌아섰던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정도의 쇄신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강력한 견제 세력이 돼야만 자유민주주의의 기초인 '견제와 균형'이 다시 설 자리를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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