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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사설] 中, 日 이어 우리도 '지역사회 감염', 아직 낙관은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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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29번 환자는 작년 12월 이후 해외를 여행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기존 28명 감염자와 국내에서 접촉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간 걱정해 온 첫 지역사회 감염일 가능성이 우려된다. 언제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방역 당국이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게 지역사회 감염이다. 감염자와 접촉자를 찾아 격리하는 기존 방역 대책이 통하지 않게 된다.

중국에 이어 일본에서도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크루즈선 감염자 355명 외에도 자국 내 확진자가 50명을 넘어섰다. 일본 전역에서 발생한 감염자 중 10명 가까운 사람이 감염 경로가 전혀 파악되지 않고 있다. 80대 사망자도 나왔다. 일본 정부가 방역 대책에 소홀히 한 결과다.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세계 각국이 중국 항공편을 줄이거나 없애고 심지어 국경 폐쇄 조치까지 했지만 일본은 지난 1일에야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에 한해 입국 금지 조치를 했다.

일본보다 더 늑장 대처한 게 우리 정부다. 후베이성 방문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 게 일본보다 사흘 늦은 지난 4일이다. 일본이 입국 금지를 저장성으로 확대했지만 우리는 중국 눈치만 보고 있다. 정부는 입국 제한 확대를 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으면서도 총리는 "후베이성 이외 중국 다른 지역까지 입국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다른 말을 하기도 했다.

29번 환자는 닷새 만에 발생한 신규 확진자다. 새로운 환자가 한동안 발생하지 않으면서 이대로 감염 사태가 가라앉는 것 아니냐는 낙관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대통령은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 않은 채 많은 사람이 붐비는 시장에서 사람들과 악수하고, 총리도 감염 사태가 곧 종식될 것처럼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방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성공적이다. 그러나 중국으로 향한 대문이 활짝 열려 있어 언제 사태가 악화할지 알 수 없다. 미국 방역 당국은 우한 폐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고 세계적으로 해마다 발생하는 토착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비난받더라도 과잉 대응이 필요하다'고 한다.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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