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30 (화)

웅진씽크빅 주주 달래기 묘수 `유상감자`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웅진씽크빅이 웅진코웨이 매각 이후 발표한 주주환원책이 현금배당과 유상감자 '투트랙'으로 진행돼 이목을 끈다. 매각 손실에 따라 배당재원이 한정된 까닭에 절차가 오래 걸리고 복잡한 유상감자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웅진씽크빅은 최근 보통주 12.5%에 대한 유상감자와 주당 3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감자 기준일은 오는 4월 25일이며 유상감자 기준 주가는 주당 2975원이다. 유상감자는 주식을 소각하는 대신 그만큼 대금을 지급하는 감자 방식이다. 이 때문에 감자 기준일에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기준 주가의 12.5%인 주당 372원을 돌려받는다. 사실상 배당과 동일한 금전적 이익이 발생해 지난해 말 이전부터 4월 25일까지 웅진씽크빅 주식을 보유한 주주는 총 682원을 받게 된다.

주주 입장에서는 현금배당 682원을 한꺼번에 받는 편이 한결 깔끔하다. 굳이 주식을 유상감자 기준일까지 보유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웅진씽크빅이 웅진코웨이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 탓에 배당 가능 이익이 한정적이란 점이다. 웅진씽크빅은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1300억~1500억원가량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현행 상법에서는 기업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적정 자기자본을 유지하는 한도 내에서만 배당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주주환원 방식이 두 가지로 나뉘면서 웅진씽크빅 주주들도 보유 시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말 웅진코웨이 매각 성사를 낙관하며 대규모 배당을 기대해 단기 투자에 나섰다가 연초 일찌감치 재매각한 주주들은 배당금이 반 토막 났다. 하지만 연말 배당락 이후에도 웅진씽크빅 주식을 꾸준히 보유한 주주는 배당과 유상감자 차익 모두 얻을 수 있게 됐다.

웅진씽크빅 지분 57.83%를 보유한 최대주주 (주)웅진은 배당과 유상감자를 통해 총 530억원을 수령하며 채무 상환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주)웅진이 가장 많은 수혜를 보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처뿐인 영광이다. (주)웅진이 보유한 웅진씽크빅 지분 취득원가대금은 총 3893억원이다. 이는 주당 5017원 수준으로 지난 14일 기준 웅진씽크빅 주가 2660원 대비 88.61%나 높다. 그만큼 손실을 본 셈이다.

[한우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