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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임신한 여성에 "죽여버려"…블룸버그 #미투에 발목 잡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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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블룸버그 성차별 관련 고소 여러번 당해"

‘슈퍼화요일’ 앞두고 플로리다 여론조사 1위 인기몰이

“여성 공헌도 높았다…여성들을 위한 챔피언 될 것”

이데일리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지난 1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연설 후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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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로 나서 최근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前) 뉴욕시장이 성차별 의혹에 휩싸였다. 자신의 회사 여직원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낙태를 압박하는가 하면 여성에 대해 적대적인 회사 문화를 묵인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시간) 1980~1990년대에 블룸버그의 소유 회사인 블룸버그 LP에서 여직원들이 성차별을 당했다고 제기한 소송이 여러 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송들은 단 한 건도 판결까지 이르지 못하고 도중에 멈췄다. 주로 원고 측이 기일이 넘도록 자료 제출을 하지 않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 중 하나는 한 영업직 여성이 블룸버그와 회사를 고소한 사례다. 그는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서 블룸버그가 자신에게 결혼 여부를 물어봤고, 자신이 결혼했으며 몇 달 안에 아이가 태어날 것이라고 답하자 “죽여버려”(kill it)이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귀를 의심한 원고가 다시 한 번 말해달라고 요청하자 블룸버그는 “아주 훌륭해. 16명!”이라며 회사 안에 임신한 여성이 많다고 불평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블룸버그는 이같은 혐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전 블룸버그 직원인 데이비드 지엘렌지거는 WP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화를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WP는 또 회사의 고위 임원이 블룸버그의 말을 정리해 배포한 소책자 ‘마이클 블룸버그의 재치와 지혜’를 입수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 책자에는 많은 성적 농담이 ‘노골적’으로 담겨 있다. “좋은 영업사원은 술집에서 여성을 유혹할 때 ‘나랑 하고 싶니’라고 물어본다. 그는 거절도 많이 당하겠지만, 성행위도 많이 할 것이다”라는 식이다.

블룸버그 선거캠프는 이 책자는 이전 선거에서도 인용됐으며 블룸버그는 이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고 답했다. 다만 WP가 제시한 다수의 사례에 대해서는 의혹을 부인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를 통해 “주변의 재능 있는 여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의 지도력과 조언과 공헌에 의존했다”며 “직장 생활 내내 증명했듯이 직장에서 항상 여성들을 위한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미투 논란이 최근 여론조사에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블룸버그의 기세에 영향을 줄 지는 주목된다. 여론조사기관 세인트피트 폴스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플로리다 여론조사에서 블룸버그는 1위를(27.3%)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같은 중도 성향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5.9%로 2위였다. 내달 17일 결선이 열리는 플로리다는 대의원 219명이 배정돼 캘리포니아(416명)와 텍사스(228명)와 함께 경선 최대 격전지로 꼽힌다.

블룸버그는 초반 4개 주 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14개 주 경선을 동시 치르는 내달 3일 ‘슈퍼 화요일’ 공략을 위해 대규모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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