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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대형 유람선 막은 日, 되레 소형 배에 ‘코로나 방역’ 뚫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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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천 누비는 소형 유람선서 코로나19 확진자 9명 발생

세계일보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정박 중이다. AFP연합뉴스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일본 열도 상륙을 막겠다며 대형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입항을 차단,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을 받은 일본이 정작 도쿄 하천을 누비는 소형 유람선에서 방역이 뚫려 많은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16일 일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도쿄 하천에서 운행 중인 소형 유람선 ‘야카타부네(屋形船)’호에 동시에 탑승한 이들 가운데 9명의 감염자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를 보면 이들은 지난달 18일 도쿄의 한 개인택시조합이 조합원과 가족 등 80명 규모로 개최한 선상 신년회에 참석했던 이들로 확진자 중 5명은 택시기사, 2명은 택시기사의 가족, 2명은 배의 승무원이다.

이와 함께 선상 신년회 후 감염자가 발생한 개인택시조합에서 사무직으로 일하는 50대 일본인 여성, 감염된 택시기사의 장모인 80대 여성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고령인 80대 장모는 지난 13일 끝내 사망했다.

일본 보건당국은 이들이 왜,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 경로 파악에 나섰으나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보건당국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지목된 중국 후베이성에서 온 여행객이이 유람선 승무원을 먼저 감염시키고, 이후 선상 신년회에서 참석자가 대거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일본 언론은 “감염된 택시기사 5명 중에는 감염이 확인될 때까지 자각 증세가 없어서 택시 운전을 계속한 이들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택시 기사 등 감염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이들 가운데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은 물론 이들과 무관한 사람들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감염의 온상이 된 유람선 ‘야카타부네’호는 수십명 정도가 탑승할 수 있는 지붕이 달린 작은 배다.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대형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입항은 그토록 철저히 차단하더니 되레 조그만 하천 유람선에 방역이 뚫린 셈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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