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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총선 D-60 달라진 운동장…'돌발 악재' 민주당이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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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 한달만에 '정권심판' 우세…오차범위 내 '야당심판' 앞서

보수야권 전열 재정비 하는데…칼럼고발·총리발언 잇딴 '구설'

뉴스1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 회의 모습. 2020.2.12/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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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진 기자 = 4·15 총선을 60일 앞둔 정치권 지형이 변하고 있다. 전반적인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더불어민주당이 '관리형' 총선 분위기를 이끌어가던 중 최근 민심의 기류가 급변하고 있다. 민주당이 '공격적' 태세 전환을 하지 않는 한 향후 총선 국면에서 기선을 뺏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수 야권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것이 최근 정치지형의 가장 큰 변화다. 이해관계가 전혀 다르고 분당의 앙금도 남아 있어 쉽지 않게 보았던 야권통합이 성사단계까지 왔다. 반면 민주당은 잇딴 구설수로 민심을 잃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무난하게 관리한 공로를 사소한 실수로 까먹고 있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정권심판론(정권견제론)'이 '야당심판론(정부지원론)'을 오차범위 내에서 우회하는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민주당은 달라진 여론의 흐름에 대응 방안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야권은 통합신당 창당을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통합당'으로 이름을 정한 통합신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지도부 명단을 넘겼으며, 오는 17일 통합대회를 앞두고 있다. 한국당 105석, 새보수당 7석, 전진당 1석으로 총 113석의 제1야당이 된다.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선관위에 등록을 마쳤고 의원수도 5명을 확보해 5억원이 넘는 정당보조금을 받게 됐다. 이날 기준 미래한국당 소속 현역의원은 한선교 대표를 비롯해 조훈현 사무총장, 김성찬·이종명·정운천 의원으로 총 5명이다. "정치를 희화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국당은 불출마 의원들의 당적을 미래한국당으로 옮겨 최소 '비례대표 기호 3번'을 사수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보수야권이 전열을 하나 둘 재정비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총선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초 보수야권이 공천과 위성정당을 둘러싼 잡음으로 되레 분열해 여당의 압승을 가져올 것이란 전망이 높았으나,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대 총선에서 13석이던 민주당 비례대표 의석 수가 6석 수준으로 줄어들면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PK) 등 격전지 의석 수를 최대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세를 결집하는 보수야권과의 '1대 1' 구도가 형성되면 현상유지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보수 야권에 안철수 진영과 호남 진영이 있지만 현재 지지율은 각각 3% 이하다. 총선의 큰 그림이 양강구도로 그려지면 보수표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신당으로 결집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최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악재가 터지자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민주당만 빼고' 제하의 언론사 칼럼에 대해 당 차원에서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알려져 거센 후폭풍이 일었다. 칼럼에 대한 고발은 이례적인 것으로,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일자 당은 하루 만에 고발을 취하했다.

언론인 출신이자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고발 취하 의견을 당에 전달했고,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만은 위대한 제국과 영웅도 파괴했다"고 당 결정을 비판했다. 홍의락 의원(대구 북구을)도 "어쩌다가 이렇게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적었다.

대구·경북(TK) 총선을 총괄하는 김부겸 의원(대구 수성갑)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젊은 중도층이 고개를 저으면 방법이 없다. 지금 이 건은 누가 뭐라 해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고발 취하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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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1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명물거리를 방문해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 등과 함께 소상공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2020.2.1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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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같은 날 정세균 국무총리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상인에서 "요새는 손님들이 적으니 편하시겠다"고 발언해 야당의 십자포화에 놓였다. 총리 측과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지만 야당은 "무개념 발언"이라며 일제히 비판했다. 민주당이 공천을 둘러싼 잡음을 최소화하는데 성공하고 코로나19 방역에서 성과를 냈지만 '디테일'에서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야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정권심판론이 45%,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야당심판론이 43%를 각각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오차범위(±3.1%p) 내인 2%p 차이지만, 지난달 10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같은 조사와 비교하면 극명한 온도차가 감지된다. 당시 조사에서는 야당심판론이 49%로 정권심판론(37%)을 12%p 앞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하나의 '조짐'으로 판단,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는 17일 최고위원회의와 18일 의원총회에서는 최근 사태에 대해 논의가 있을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원내지도부의 한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이번 여론조사는) 국민들이 집권당에 보내는 경고 메시지"라며 "요즘 엇박자가 나고 있는데, 집권여당은 모든 쓴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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