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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내수 위축 불가피…‘신종 코로나’ 한국 경제 복병으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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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메르스 등 전염병 발생 때 성장률 하락 등 부정적 영향

정부 ‘외국인 2천만명 방한 목표’ 내수 활성화 전략 타격 우려

기재부·한은 잇단 긴급회의, 확산 따른 금융시장 영향 점검



경향신문

마스크 품절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4번째 확진자가 나온 27일 서울 영등포구 대형마트에서 마스크를 추가 구매하려던 한 가족이 텅 빈 마스크 판매대를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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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한국 경제의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올 상반기 중 경기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목표지만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가 중국은 물론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경제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설 연휴 중인 27일에도 비상회의를 잇따라 열어 신종 코로나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이날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미·중 1차 무역합의로 마련된 세계 경제 개선 기대가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신종 코로나 상황이 종결될 때까지 국민안전과 경제 영향 최소화를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며 “방역뿐만 아니라 금융·외환·실물경제 분야에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당초 28일로 예정돼 있던 금융경제상황점검회의를 하루 앞당겨 열어 금융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한은은 “신종 코로나의 전 세계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날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28일에도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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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 전염병 발생은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염병 유행이 길어질 경우 사람들이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해 외부 활동을 줄이면서 관광산업을 비롯한 내수가 타격을 받고 경제활동 전반이 크게 위축된다.

2003년 사스 발생 때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2003년 3월 1만1858명을 기록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사스가 발생한 4월 9749명으로 꺾인 뒤 5월 3318명, 6월 4591명으로 떨어졌다. 결국 그해 2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사스가 2분기 성장률을 1%포인트 하락시켜 연간 경제성장률을 0.25%포인트 끌어내렸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9년 신종플루도 연간 성장률을 0.1~0.3%포인트 떨어뜨린 것으로 정부와 연구기관 등은 추정한다. 신종플루는 그해 5월 초 국내에 유입됐으나 환자들이 가벼운 증상만 보인 뒤 완쾌되면서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9월 첫 사망자가 나오면서 3분기 여행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4.9% 감소했다.

2015년 국내에서 186명의 환자와 38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메르스도 내수를 크게 위축시켰다. 그해 6월 소매판매는 4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1분기 0.9%를 기록했던 전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에는 0.2%로 고꾸라졌다. 메르스 여파는 3개월 이상 지속됐다. 3분기 입국자 수가 1년 전보다 28.3% 줄어들면서 비거주자가 국내에서 사용한 카드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7% 줄었다.

이 같은 전례 때문에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가 확산되면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는 올해 연간 외국인 방한 관광객 수 목표치를 2000만명으로 잡는 등 ‘내수 위주’ 성장전략을 추진 중인데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면 관광산업이 위축되면서 이 같은 전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박은하·안광호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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