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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빈혈 앓는 임산부, 출산 전후 우울증 위험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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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빈혈을 앓는 임산부는 출산 전후로 우울증이 생길 위험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료계에 따르면 김홍배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서영·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교수 등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0~2019년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15편의 관찰 역학 연구에 포함된 약 3300만명의 산모들의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

조사 결과 빈혈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보다 산모 우울증의 위험성이 53% 높았다. 산모 우울증을 산전 우울증과 산후 우울증으로 분류하여 분석하였을 때도 빈혈은 각각 36%와 53%의 증가 위험과 관련성을 나타냈다. 또 ▲빈혈의 기준 ▲산모 우울증 진단 기준 ▲연구의 질적 수준별 세부 그룹 분석에서도 빈혈은 일관되게 산모 우울증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홍배 교수는 "그동안 개별 관찰 연구 결과에서는 빈혈과 산모 우울증의 연관성이 일관되지 않게 나타났었다"며 "이번 연구는 개별 연구들을 종합한 첫 연구로 빈혈은 산전과 산후 모두에서 산모 우울증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생물학적 기전에서 빈혈 원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철분 결핍이 정서적 반응을 조절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대사를 방해함으로써 산모 우울증을 가져온다는 가설이 있었다"며 "철분은 감정 반응과 연관 있는 또 다른 신경 전달 물질들인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의 합성에도 보조 역할을 하므로, 빈혈이 산모 우울증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으로 산전 우울증과 산후 우울증의 유병률은 각각 16%와 12%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출산 전후의 우울증은 알코올 및 약물 남용, 흡연 및 영양 부족으로 인한 불충분한 체중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태아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산모의 우울증 위험 요인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빈혈 중 어떤 특정 종류에 한해 산모 우울증과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빈혈에 얼마나 오래 노출되면 발병 위험과 연관이 생기는지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며, 동시에 빈혈 상태가 개선되었을 때 산모 우울증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지를 향후 연구의 주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지수(SCI)급 국제 학술지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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