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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윤석열 검찰총장

‘항명’ 논란 끝에 좌천… 윤석열·양석조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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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석조, ‘조국 무혐의’ 의견에 분노… 추미애 "추태" / 국정원 댓글 수사한 윤석열, 박근혜정부에 밉보여

세계일보

양석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연합뉴스


설 연휴(1월 24∼27일) 시작을 하루 앞둔 23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단행한 차장·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에서 가장 눈길을 끈 인물은 양석조(47·사법연수원 29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다. 추 장관이 그를 일컬어 ‘상갓집 추태’ 운운하며 책임을 물을 뜻을 내비친 만큼 좌천은 예고된 수순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역시나 수사권이 없고 서울에서도 먼 지방 고등검찰청 검사로의 전보였다. 검찰 안팎에선 “6년 전 윤석열 현 검찰총장이 겪은 일과 비슷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양 선임연구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무혐의’ 검토를 지시한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공개 항의한 이른바 ‘상갓집 사건’의 당사자다. 검사장급인 심 부장은 그의 직속상관이기도 하다.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양 선임연구관은 지난 18일 대검 동료 간부의 장인상 빈소에서 만난 심 부장한테 “조 전 장관이 어떻게 무혐의냐”, “검사가 맞느냐” 등 거친 언사를 써가며 항의했다. 나중에 보고를 받은 추 장관은 ‘상갓집 추태’라고 규정한 뒤 유감을 밝혔다.

추 장관은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장삼이사(張三李四)도 하지 않는 부적절한 언행을 해 대단히 유감”이라며 “개탄스럽다”고 꼬집었다.

세계일보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양 선임연구관은 윤석열 현 검찰총장이 아끼는 특수부 인맥의 핵심 구성원이다. 2016∼2017년 윤 총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으로 일할 때 수사팀 일원이기도 했다.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 등으로 승승장구했지만 이번에 ‘한직’ 발령을 피하지 못했다. 인사 전 본인 스스로 주변 지인들한테 “좌천 인사를 감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선임연구관의 처지를 윤 총장과 비교하는 시선이 많다. 꼭 6년 전인 2014년 1월 윤 총장 역시 여주지청장에서 수사권이 없고 서울에서도 먼 대구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국정원 댓글 수사 과정에서 검찰 지휘부에 항명했다는 이유에서다. 대검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특수부 요직을 두루 거친 그에겐 ‘가혹한’ 인사발령이었다.

모두 그가 곧 사표를 내고 검찰을 떠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근혜정부 임기 동안에는 ‘가망’이 없을 거라고 했다. 하지만 2년간의 대구고검 근무를 마치고 2016년 다시 대전고검으로 발령이 났을 때에도 묵묵히 참고 견뎠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정부가 몰락한 뒤 화려하게 복귀한 그는 박영수 특검팀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거쳐 지난해 문 대통령에 의해 검찰총장에 임명됐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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