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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외교부, 우한 여행 자제 격상… 보건당국 ‘24시간 방역’ 체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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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본, 중국 공관에 역학조사관 파견 교민 감염 집중 관리

신속 진단검사 전국으로… 게이트 검역도 확대 가능성
한국일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3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귀성 가족이 '우한폐렴'의 영향으로 마스크를 착용한 채 고향가는 길에 오르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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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와중에 설 연휴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보건당국은 방역체계를 24시간 가동하는 한편, 중국 주재 공관에 역학조사관을 파견하는 등 총력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부는 우한시 여행 경보를 ‘여행 자제’에 해당하는 2단계로 격상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설 연휴기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라며 “유증상자에 대한 선별진료, 조기발견, 조기조치가 이번 방역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본부 소속 역학조사관을 중국 베이징 주중한국대사관에 파견해 교민 보호 활동을 실시하고 신속히 현지 상황도 파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파견되는 역학조사관은 중국 보건당국과의 효율적 정보 공유와 교민 감염 관리 등의 역할을 맡게 된다.

보건당국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24시간 내 할 수 있는 ‘신속 진단검사’도 전국 단위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질본과 7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제한적으로 시행이 가능했던 진단 검사가 24일부터는 전국 17개 시ㆍ도 보건환경연구원 어디서나 가능해진다. 정부는 민간의료기관에서도 신속검사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2월초까지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재와 같은 수준의 대응 태세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 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결정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속된다. 정 본부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을 두고 WHO 긴급위원회 내부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안다”며 “WHO가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당분간 현재와 같은 총력 대응 체계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WHO가 보건위기상황으로 결정한 뒤 권고안이 나올 경우 현재 우한발 항공기에 대해서만 진행하는 ‘게이트 검역’을 중국 발 항공기 전체로 확대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게이트 검역은 검역관이 모든 탑승객을 대상으로 항공기 출입문 앞에서 발열 등을 전수 조사하는 방식이다. 우한 폐렴이 중국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게이트 검역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검역소를 둘러 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중국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여행객 입국을 금지시키는 방안에 대해선 “부정적 효과가 크다”며 선을 그었다. 대신 “의료기관에서는 환자의 중국 여행력을 꼭 확인한 뒤 증상이 있는 경우 선별 진료 하고 의심 환자는 질본 콜센터나 관할 보건소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내에서 우한을 다녀왔고 열과 기침 등이 나타난 국내 의심 환자는 총 21명이며, 모두 음성으로 판정돼 격리를 해제했다고 보건당국은 밝혔다.

외교부도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 여행 경보를 기존 ‘여행 자제’에 해당하는 2단계로 올렸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湖北)성 전역에는 1단계(여행 유의)가 발령됐다. 현재 우한에는 교민과 일부 관광객 1,000여명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이날부터 우한발 모든 항공기 이륙을 금지하고 기차 및 버스를 포함함 모든 대중교통 운영을 중단한 상태인데, 외교부는 “대중교통 외 자가용 등을 이용해 우한 밖으로 이동할 수 있는 상황으로 파악했다”며 “다만 발열 증상이 있는지 등을 검사하는 과정이 있어 신속한 이동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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