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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나쁜 지표 `쏙` 빼고…홍남기 "마지노선 지켰다"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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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성장률 2% 쇼크 ◆

매일경제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실질 경제성장률 지표를 받아 든 정부의 자평이다.

정부는 매달 고용 통계, 산업활동 등 경제지표를 발표할 때마다 유리한 지표만 제시하며 "경제가 나아지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번에도 국민이 체감하는 명목 경제성장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말은 '쏙' 뺀 채 미국 영국 등 '3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 인구 5000만명 이상 국가)'에서 미국(2.3%)에 이어 성장률 2위라는 대목을 강조했다.

2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제3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 개최 직전 모두발언에서 "연간 2% 성장은 시장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켜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연간 2% 성장도 기대에는 못 미쳤다"면서도 "전 세계적인 동반 경기 둔화 속에서 경제 규모가 유사한 국가 중 비교적 양호한 성장을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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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실질 성장률 2%는 작년 11월 21일 OECD가 발표한 전망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한 나라의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했는지를 나타내는 것은 실질 성장률과 관련 있다. 반면 국민이 느끼는 체감 경기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은 명목 성장률이다. 같은 시기 OECD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명목 성장률 전망치를 내놨다. 작년 한국의 명목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OECD 회원 36개국 가운데 34위로 최하위권 수준이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노르웨이(0.5%), 이탈리아(0.8%)뿐이다. OECD의 실질 성장률 전망치가 적중한 것을 감안하면 명목 성장률도 거의 일치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이 1%대 이하로 떨어지는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홍 부총리가 말하는 3050클럽인 미국(4.1%), 영국(3.4%), 독일(2.5%)은 한국보다 명목 성장률이 훨씬 높고 일본도 작년 명목 성장률이 우리나라를 추월할 것이 확실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명목 성장률이 하락한다는 것은 해당 연도 기업 수익성이 감소하고, 소비자 주머니로 들어가는 돈이 줄어든다는 뜻"이라며 "실질 성장률이 높아져도 국민은 체감하기 힘들지만, 명목 성장률은 국민이 바로바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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