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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한달 늦은 삼성전자 사장인사…키워드 세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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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문 무선사업부장, 2018년 부사장→사장 '초고속 승진'

이재용, 준법경영 강화에 고심…이인용 CR사장 '현장 복귀'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 조문을 마치고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2020.1.2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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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달여간 미뤘던 사장단 정기인사를 20일 단행했다. 2020년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이 부회장은 '세대교체'와 '신상필벌', 그리고 '준법강화'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삼성전자는 매년 12월이면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을 받는 데다가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노조와해 재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혐의 검찰 수사 등으로 대내외 이슈가 산적해 삼성의 정기 인사가 해를 넘기고 말았다.

예정보다 한달여 늦춰진 인사가 베일을 벗자 재계 안팎에서는 '세대교체'라는 키워드와 함께 "실적이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이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1968년생으로 현재 삼성전자 사장단 중에서 최연소인 노태문 IM부문 개발실장은 신임 무선사업부장에 임명됐다. 노 사장은 고동진 IM부문장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갤럭시' 개발을 주도하며 삼성전자의 세계 1위 스마트폰 시장 수성에 큰 공로를 세운 인물로 꼽힌다.

2018년말 인사를 통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뒤 거의 1년여만에 사업부장 자리를 꿰찼을 만큼 '고속 승진'으로 불린다. 노 사장이 무선사업부장을 맡으면서 IM부문장이면서 사업부장을 겸임했던 고동진 사장의 업무 부담도 한층 덜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경훈 네트워크사업부장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의 네트워크 장비 사업 전반을 책임지며 한국이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는 2018년말 부사장 시절에 네트워크사업부장을 맡으며 5G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 확대에 큰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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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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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도 담겼다.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을 지냈던 이인용 사회공헌업무총괄 고문을 CR(대외협력) 담당 사장으로 다시 복귀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인 출신인 이 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2005년 삼성전자로 영입한 뒤 12년간 삼성의 '대외 창구' 역할을 도맡았다.

그러나 2017년 11월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세대교체와 쇄신 차원에서 고문으로 물러나 '삼성 드림클래스' 등 사회공헌 업무를 총괄했다. 하지만 올 1월 삼성 주요 계열사의 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3년만에 삼성전자로 복귀하게 된 셈이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삼성의 준법경영 체제 강화를 주문한 데 따른 후속대책으로 도입됐다. 김지형 전 대법관이 위원장을 맡게 됐으며 6명의 외부위원과 1명의 사내인사가 활동할 예정인데, 이 중에서 이인용 사장이 사내위원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인용 사장이 현업으로 복귀하게 된 것도 준법감시와 관련해 대외 소통과 협력을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사장단 인사를 마친 삼성전자는 조만간 부사장급 이하 임원 승진 인사와 조직개편 등도 발표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안에 준법경영을 확대·강화할 수 있는 쇄신이 담길지 재계와 법조계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노조와해'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상훈 사장이 법정구속되면서 공석이 된 이사회의 신임 의장을 누가 맡을지와 이사회의 향후 개편방향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고심 끝에 내놓은 인사를 보면 결국 삼성전자 경쟁력의 원천인 기술과 현장 중심의 리더십을 강화하는 것에 주목할 수 있다"면서 "기존에 3인 대표이사를 유임하면서도 신임 사장단을 발굴하면서 폭넓은 경험과 전략적 사업 능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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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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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21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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