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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사설] 안철수, ‘실용 중도정치’ 구체적 모습 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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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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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귀국해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안 전 대표는 인천공항에서 국민에게 큰절을 올리며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고 국정 운영의 폭주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겠다.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정치를 표방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4월 총선엔 출마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2018년 서울시장 선거 패배 이후 국외에 머물던 그가 귀국하면서 4월 총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이합집산도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자신의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해 어느 정치세력과 손을 잡을지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그는 “일단 당 내외 여러분을 찾아뵙고 상의드리겠다”고 밝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당권을 내놓을 경우 재창당 수준의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특유의 원론적 언급이라는 해석도 적지 않게 나온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일 정계복귀 계획을 처음 알린 이후 자신의 부족함으로 과분한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앞으로 어떻게 기존의 한계를 극복할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가 귀국에 맞춰 좀더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기를 기대한 이유다. 하지만 그는 “행복한 국민, 공정한 사회, 일하는 정치로 거듭나야 한다” “이상적인 생각에만 집착하는 것을 거부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등 여전히 원론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데 그쳤다. 총선이 불과 석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민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노선과 방향을 빨리 제시하는 게 필요해 보인다.

반문재인 정서에 호소해 정치적 영향력을 확산하거나, ‘실용 중도’라는 선언만으로 국민적 지지를 얻는 건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을 인식하길 바란다. 또한 책임있는 정치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가치와 노선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어떤 정치세력과 함께할 것인지도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 안 전 대표가 2012년 정치에 들어설 때 많은 이들이 지지했던 이유는, “가난하고 아픈 사람을 사회가 돌봐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이 아팠다”며 자신이 나아갈 방향을 비교적 분명하게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기 때문일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앞으로 정치공학적 이합집산에 매몰되지 말고, 정치를 처음 시작하던 시절의 ‘초심’을 되새기길 바란다. 그것이 안 전 대표 스스로 주장하는 “국가혁신과 사회통합, 이념에 찌든 낡은 정치 청산”에도 걸맞은 행동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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