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인구는 과거 사회에 처음 진출하는 젊은 층과, 직장에서 은퇴한 60세 이상 고령층에서 주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20대(17.3%)뿐 아니라, 30대(16.4%), 40대(13.6%), 50대(14.0%)에서 크게 늘어 60세 이상(10.3%) 증가폭을 앞질렀다. 경기 부진과 기업 활력 저하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20∼50대의 취업기회와 고용시장이 갈수록 악화하는데, 정부가 재정을 쏟아붓는 단기 저임금의 노인일자리로 공백을 메우고 있다.
정부는 취업자수와 고용률, 실업률 등의 지표가 좋아져 고용의 양과 질 모두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뜯어본 실제 일자리 사정은 정반대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분석 결과도 그렇다. 작년 취업자 증가폭은 30만600명으로 전년(9만7300명)보다 크게 늘었다. 그러나 고용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종사자 5∼299인의 자영업 및 중소기업 취업자는 3600명 줄었다. 이 수치의 감소는 2004년 이래 처음이다.
특히 늘어난 취업자 대부분이 종사자 1∼4인의 소규모 사업장 고용이었고, 증가분은 23만3500명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 취업자는 겨우 7만700명 늘었다. 작년 자영업자는 560만5600명으로 한 해 전보다 3만2300명 줄어, 1995년 이래 24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유급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1998년 이래 가장 큰 폭인 11만3600명 감소했다. 홀로, 또는 무급의 가족이 함께 일하는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01년 이후 최대인 8만1300명 늘었다. 결국 고용원 두고 영위하던 자영업자들이 대거 폐업하거나 사업 및 고용규모를 줄였다는 얘기다.
고용동향의 모든 분석은 일자리 사정이 여전히 최악임을 나타낸다. 모든 연령대에서 구직을 포기한 채 쉬는 인구가 늘었고,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은 업황 부진과 최저임금 과속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기업들의 고용 여력이 갈수록 감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제조업, 도소매 업종의 취업자가 큰 폭 줄어든 것에서 알 수 있다. 정부 주장처럼 고용이 나아지는 게 아니라 자꾸 나빠지고 있는 현실이다. 정부의 상황진단부터 틀렸으니 일자리 정책도 어긋날 수밖에 없다.
[이투데이 (opinion@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Copyrightⓒ이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