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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에 스파이크 리 감독…흑인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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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18년 71회 칸 영화제에 참석한 스파이크리 감독.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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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63)가 제73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위촉됐다.

배우 윌 스미스가 2017년, 흑인 여성감독 에바 두버네이가 2018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지만 흑인 영화인이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스파이크 리의 시선은 칸에 매우 소중하며 그의 번뜩이는 재능이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그를 2020년 제 73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스파이크 리는 영화감독이자 각본가·프로듀서·배우로도 활동했다. 미국 사회의 인종차별을 집요하게 다뤄왔으며 ‘똑바로 살아라’(1989), ‘정글피버’(1991), ‘말콤엑스’(1992), ‘블랙 클랜스 맨’(2018) 등을 연출했다.

칸 영화제에는 1986년 ‘그녀는 그것을 좋아해’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7개 작품으로 초청받았다. 지난해엔 ‘블랙 클랜스 맨’으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했다. 이 영화는 백인 우월주의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에 잠입한 흑인 형사 론 스톨워스의 실화를 다뤘다.

스파이크 리는 “심사위원장을 부탁받았을 때 놀랐지만 자랑스럽고 행복했다”며 “아프리카의 이주민으로서 칸의 첫 심사위원장을 맡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칸 영화제는 최근 인종·성별·국적 등 다양성을 고려해 심사위원단을 꾸리고 있다. 심사위원 전체 명단은 오는 4월 중순에 발표된다. 칸 영화제는 5월 12~23일 열린다.

한편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스파이크 리는 영화 ‘그린북’이 작품상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무대를 등지고 앉아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린북’은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1960년대 흑인 천재음악가와 백인 운전사의 우정을 다룬 영화다. 함께 작품상에 오른 ‘블랙 클랜스 맨’과 같이 인종차별을 다루고는 있지만 백인이 위기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백색 구원자 서사’로 이야기를 풀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스파이크 리는 이후에도 “‘그린북’ 수상은 명백한 오심”이라며 아카데미의 결정에 반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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