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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트럼프 “뭣이 중헌디” 논란 속…에스퍼 “이란 합법적 공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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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공영방송 NPR 웹사이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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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은 미군 공격에 대항해 이란과 이라크에 있는 친이란 무장조직들을 타격할 헌법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일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2곳에 대한 탄도미사일 공격에 직접적인 군사적 대응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언제든 공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미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2002년 통과된 ‘이라크에 대한 군사력 사용 권한부여’ 결의안에 따라 미군은 이란이 지원하는 이라크 내 대리인들을 공격할 권리가 있으며, 헌법 2조에 규정된 대통령 권한으로 미국의 이익이 목표가 된 사건에는 이란을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미국은 몇 주 전에 비해 더 안전해졌다”면서 “우리가 수백명의 미군들의 피를 보게 한 동시에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가셈 솔레이마니를 제거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빚고 있는 ‘엇박자’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앞서 에스퍼 장관은 지난 12일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언급한 ‘바그다드 주재 대사관 등 4개 미국대사관에 대한 위협’과 관련해 “(구체적인 증거를) 하나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나는 ‘이란이 우리 대사관을 노릴 것’이라는 대통령과 같은 견해를 갖고 있다”고 부연하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임박한 대사관 위협’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며 엇박자를 낸 것이다.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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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갈등을 최고조로 몰고 간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과 관련해 ‘임박한 위협’ 존재 여부는 미국 내에서 정치적 쟁점으로 부상하는 기류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위터에 “솔레이마니는 이미 끔찍한 과거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임박한 위협 존재 여부)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올렸다.

최근 양국 긴장 고조로 인해 우발적으로 발생한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와 솔레이마니 장례 도중 압사사고 등으로 200명 이상의 인명 피해를 낳은 공격을 명령한 지휘관으로서 무책임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임박한 위협’ 실재 여부를 따지는 야당과 언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그는 트위터에 “가짜뉴스 미디어와 그들의 민주당 파트너들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에 의한 미래 공습이 정말 임박했던 것인지, 그리고 우리 팀이 (솔레이마니 공습에) 의견일치를 했는지 여부를 밝히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면서 “그 답은 모두 ‘매우 그렇다’이지만,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솔레이마니 제거 작전의 막후 조언자로 지목되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미 하원의 증언 요청을 거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3일 폼페이오 장관이 대이란 정책과 관련한 하원 외교위원회의 출석 요청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엘리엇 엥걸 하원 외교위원장(민주당)은 성명을 통해 “(솔레이마니 제거 관련) 하루하루 새로운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말로 임박한 위협이었는지, 광범위한 작전의 일환이었는지, 법적 정당성이 있는지 등 행정부에서 혼란스러운 설명들이 나오고 있어 국무장관은 국민 앞에서 정확히 설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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