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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트럼프, 이란 지도자에 “시위대 죽이지 말라”…美국민 56% “트럼프의 이란 대응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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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도 이란 반정부 시위대 지지 트윗 / 이란 외무 “수백만 이란인의 영웅 암살해놓고”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이란 지도자들을 향해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이미 수천 명이 당신들에 의해 죽거나 투옥됐고 세계는 지켜보고 있다”며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터넷을 다시 켜고 기자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하라! 당신들의 위대한 이란 국민을 살해하는 것을 멈추라”고 말했다.

그는 연이어 올린 트윗 글에서 이란에 대해 시위대를 죽이지 말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는 “오늘 (로버트 오브라이언) 국가안보보좌관이 제재와 시위 때문에 ‘숨통이 막힌’ 이란이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사실 나는 그들이 협상에 나선다해도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전적으로 그들에게 달렸지만 핵무기는 안된다. 그리고 ‘시위대를 죽이지 말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이란 내 반(反)정부 시위대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하며 이란 정권을 압박했다.

그는 전날 트윗에서 “용감하고 오랫동안 견뎌온 이란 국민에게 고한다. 나는 나의 임기가 시작된 이래 당신들과 함께 서 있어왔으며 나의 행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며 “우리는 당신들의 시위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으며 당신들의 용기에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정부를 향해서는 “인권단체들이 이란 국민의 시위에 대해 현장에서 감시하고 보도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면서 “평화로운 시위자들에 대한 또 하나의 대학살이나 인터넷 폐쇄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 내용을 이란어로도 트윗에 올렸다.

그러자 이란도 트윗으로 맞대응했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어로 트윗을 올린 것과 관련, “(당신은) 고대 페르시아 언어를 더럽힐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인과 함께 한다고 밝힌 대목에 대해서도 “그건 그렇고, 당신은 당신이 암살한 이란의 영웅과 함께한 수백만 이란인 곁에 서 있느냐 아니면 그들에 대항하고 있느냐”고 꼬집었다.

한편 미국 국민의 절반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군 쿠드스군 살해 등 이란 대응을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시간) 미 ABC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지난 10~11일 성인 5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4.8%포인트) 결과 응답자의 56%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조치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43%였다.

또한 52%는 미국의 공습으로 미국을 덜 안전하게 만들었다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 안전해졌다고 느끼는 응답은 25%,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응답은 22%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인에 대한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이유로 공습에 나섰으며 이후 미국인이 더 안전해졌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국민의 과반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민 10명 중 7명은 이란과의 전면전 가능성을 우려했다. 매우 우려한다는 응답은 32%, 다소 우려한다는 응답은 41%였다. 이에 반해 그다지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0%, 전혀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로 ‘우려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다만 지지 정당별로 뚜렷하게 양극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94%가 또 다른 중동 분쟁 가능성을 우려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52%만 이에 동의했다. 반대로 우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절반에 가까운 48%인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은 6%에 불과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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