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2 (일)

美하원 "이란 군사작전 사전 동의받아야" 솔레이마니 결의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전면전"에 놀란 의회 대통령 전쟁권한 제동,

공화당 상원 통과해도 법적 강제력은 없어

트럼프 "이성없는 펠로시에 전화할 시간없어"

중앙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톨레도 유세 도중 민주당이 주도로 하원이 대이란 군사작전 제한하는 결의안을 통과한 데 "급진 좌파 민주당은 테러리스트 솔레이마니의 죽음에 분노할 게 아니라 야만적 범죄에 분노해야 한다"고 비난했다.[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보복 공격을 자제한 다음 날 미 하원이 이란에 추가 군사행동을 하려면 의회 사전 동의를 받으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 자체는 대통령이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 대신 지난 3일 의회 승인 없이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 작전을 벌인 데 비난 성격이 짙다고 폭스뉴스는 전했다.

하원은 9일(현지시간) 오후 이 같은 결의안을 찬성 224표 대 반대 194표로 통과했다. "의회가 전쟁을 선포하거나 특정 적대행위를 승인하지 않은 경우 또는 미국에 대한 임박한 공격을 적절히 방어하는 데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대통령은 이란 또는 이란 정부·군 일부를 상대로 미 군사력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게 결의안 내용이다.

중앙일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9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제동을 거는 결의안을 통과하면서 "헌법은 행정부가 적대행위를 시작할 때는 의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고 말했다.[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대통령은 가능한 모든 경우 군사력을 적 행위에 동원하기 전에 의회와 협의하라"라고도 요구했다. 솔레이마니 암살처럼 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는 이란 정부 요인 제거 작전을 하지 말라는 뜻이다. 강제력은 없지만 내용 자체는 해외 군사 개입 때 대통령의 48시간 이내 의회 통보 의무를 규정한 1973년 전쟁권한법보다 강력하다.

공화당에선 3명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고 민주당에서 8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미국 헌법은 (행정부가) 적대행위를 개시할 때 (의회와) 협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우리는 물론 의회는 행정부의 존중을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결의안은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대표를 던진 스테파니 머피(민주당·플로리다) 의원은 폴리티코에 "이 위협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현 시점에서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미국의 능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하이오 주 털리도 유세에서 "우리는 기본 양식도 없이 행동하는 펠로시에 전화할 시간이 없다"고 결의안을 조롱했다. 그는 "우리가 사기꾼 애덤 시프(하원 정보위원장)에게 전화해야 하느냐"며 "시프는 심각한 비밀 유출자고, 그는 미친 CNN에 다 말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급진 좌파 민주당은 끔찍한 테러리스트의 죽음에 분노할 게 아니라 솔레이마니의 야만적 범죄에 분노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솔레이마니는 바그다드 대사관만 아니라 미국 대사관들에 대한 추가 공격을 모의했고 우리가 이를 멈춘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엄청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감히 우리 시민을 위협할 경우 자신을 심각한 위험에 처하면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백악관도 성명을 내고 "하원 결의안은 우리 군의 이란과 하수인 테러 기도를 예방하는 능력 훼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테러로부터 우리 시민과 국가를 보호할 책임과 권한이 있다"며 "이게 대통령이 계속하는 일이며 이 때문에 세계는 더 안전해진다"고 덧붙였다.

상원에도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이 발의한 비슷한 내용의 결의안이 계류 중이다. 이 결의안에 중동에서 또 다른 전쟁을 반대하는 공화당 랜드 폴, 마이크 리 상원의원이 찬성하지만 통과되려면 공화당에서 두 명 더 이탈해야 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