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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美·이란 갈등에 유가 널뛰기... 원유 ETN·ETF에 몰리는 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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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직장인 염모씨는 9일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을 평균단가 3020원에 1000주 매수했다. 국제 유가가 하락한다는 소식에 유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두 배 내는 유가 인버스 레버리지 ETN 상품을 주목한 것이다. 염씨는 "유가 관련 ETN을 매수하기 위해 오늘 투자성향 등급도 상향했다"면서 "유가 변동성이 커 하루만에도 수익이 나고 있다"고 말했다.

새해부터 미국과 이란 갈등으로 ‘중동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원유 가격이 널뛰기하자 유가 연계 상장지수증권(ETN)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대부분 ETF·ETN 상품이 지난해 평균 거래대금보다 증가했으며 적게는 20%, 많게는 1500%까지 늘었다.

조선비즈

일러스트 박상훈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유가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는 ETN·ETF 상품 거래대금이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고조 양상과 맞물려 유가 가격이 급변하면서 투자자들이 거래소에 상장돼 일반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ETN·ETF 상품에 눈을 돌린 것이다.

특히 국내 시장에 상장된 원유 관련 레버리지 상품 4개 중 3개 상품의 거래대금이 대폭 늘었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거래대금은 지난해 평균 거래대금보다 875%,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거래대금은 782% 증가했다.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 3개의 거래대금도 일제히 늘었다. 신한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H)과 삼성 인버스 2X WTI원유 선물 ETN 거래대금은 각각 488%, 214% 증가했다. 레버리지·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 아닌 ETN에도 투자자들이 몰렸다. 신한 WTI원유 선물 ETN(H) 거래대금은 1546%나 증가했다.

ETF도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원유 관련 ETF 상품 4개 모두 지난해 평균 거래대금보다 늘었다. KODEX WTI원유선물(H) 거래대금이 494% 증가했으며 나머지 상품도 176~357% 뛰었다.

국제 유가는 한국 시각으로 지난 3일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은 사살하고 지난 8일 이란이 보복 조치로 이라크 미군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오름세였다. 이날 국제 유가는 한때 5%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중동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하면 유가가 10%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상대로 유화적 제스처를 보이자 유가는 다시 폭락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과 관련, 대(對)이란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도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전쟁 가능성이 줄면서 유가가 하락한 것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9%(3.09달러) 하락한 59.61달러(약 6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배럴당 3.60%(2.46달러) 하락한 65.81달러(약 7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다비 기자(dab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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