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6 (월)

먼저 “만나자” 제안한 문 대통령, 비건에 ‘특별 당부 메시지’ 전한 듯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청와대서 35분간 접견

‘대화 통한 문제 해결’ 의지

비건 “평화 구축 위해 최선”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를 만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당부했다. 북한이 정한 비핵화 협상 연말 시한을 앞두고 북·미 간 군사적 긴장이 치솟는 상황에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강조한 것이다.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있어서는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분명히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과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35분간 청와대 본관에서 만났다. 문 대통령은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비건 대표의 노력을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비건 대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이라는 역사적 과제를 이루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화답했다.

비건 대표는 문 대통령 접견 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별도 면담을 가졌다. 한 부대변인은 “정 실장과 비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협상 진전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접견은 청와대가 제안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비건 대표에게 특별히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어서 접견 일정을 잡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접견에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고조를 막기 위한 방안이 집중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메시지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노력 평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당부’로 요약된다.

북·미가 주고받는 말폭탄이 ‘행동 대 행동’으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북·미 간 군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비건 대표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을 위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는 낙관과 비관이 공존하는 엄중한 상황이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밖에 없다는 점 등에 대한 인식 공유가 있었다”며 “(한국) 대통령과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나눌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청와대에서 정 실장,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박철민 외교정책비서관이, 미국 측에선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로버트 랩슨 주한 미국대사관 부대사 등이 접견에 배석했다.

정제혁 기자 jhjung@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