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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화)

미 민주당 빅4 ‘거칠어진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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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 워런 ‘부자·공화당에 포획’ 프레임 씌우기에

바이든 영국 총선 거론 “너무 왼쪽으로 간 노동당을 보라”

판세 박빙으로 견제 심해져

경향신문

엘리자베스 워런, 조 바이든, 피트 부티지지, 버니 샌더스(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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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뛰고 있는 주요 후보들 간 견제의 칼날이 날카로워지고 있다. 과거 경력과 성향 등이 공격 대상이 되고 있다. 진보 성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겨냥한 포문을 열었고, 두 사람이 반박하며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은 15일(현지시간) 경선 후보 간 긴장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최근 하락세인 워런 상원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부티지지 시장에게 ‘부자와 공화당에 포획된 후보’라는 프레임을 덧씌우려 하고 있다. 그는 지난 12일 뉴햄프셔 경선에서 “일부 후보들과 달리 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진보적 정책에 대한 공화당의 비판을 수용하거나 또는 단합이라는 모호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순진한 희망에 내기를 걸지 않는다”고 했다. 민주·공화당 지지자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바이든 전 부통령과 ‘국가적 단합’을 강조하는 부티지지 시장을 간접 비판한 것이다.

워런 상원의원은 또 “어떤 후보가 부유한 투자자 집단에게 얼마나 신세를 지고 있는지 자랑할 때 우리 민주주의는 심각한 곤경에 처한다”고 했다. 부티지지 시장이 컨설팅 업체 매킨지 근무 시절 대기업을 자문한 경력이 있고, 거액의 후원자들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부티지지 시장을 비판하는 민주당 내 진보적 당원들은 ‘월스트리트 피트’라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있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같은 날 캘리포니아주 경선에서 영국 노동당의 총선 패배를 거론하며 “노동당이 너무, 너무 멀리 왼쪽으로 갔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보라”고 했다. 선명한 진보로 분류되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워런 상원의원을 견제한 것이다.

부티지지 시장은 ‘월스트리트의 총아’ 비판에 대한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그는 지난 10일 정치자금 모금행사 참석자 명단과 매킨지 근무 시절 고객 명단을 공개했다. 13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선 “전통적 모금 방식 때문에 후보 자격을 박탈한다면 우리 중 누구도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더힐은 첫번째와 두번째 경선지인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빅4’의 지지율 격차가 적은 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전문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1위부터 4위 사이의 격차는 6%포인트에 불과하다.

민주당 전략가인 타라 다우들은 “상대 후보에 대한 각 후보의 비판은 날카로워지겠지만 ‘개싸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네거티브가 지나치면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각 후보 진영이 선을 지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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