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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단독] 국내 대표 P2P 금융사 `에잇퍼센트` 상장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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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개인 간 거래(P2P·Peer to Peer) 금융업체가 기업공개(IPO)에 처음으로 도전한다. 중금리 대출 시장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에잇퍼센트(8퍼센트)'가 주인공이다. 금융당국도 관련 산업이 활성화되는 데 힘을 보태고 있어 상장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8퍼센트는 최근 다수 증권사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를 보냈다. 사업모델 특례나 테슬라 요건을 활용한 상장 방식을 고려 중이며, 목표 상장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P2P 금융은 투자자와 대출자가 은행 등 금융사를 거치지 않고 온라인에서 자금을 거래하는 플랫폼이다. 2015년 영국에서 설립된 '조파(ZOPA)'가 전 세계 첫 번째 기업으로 꼽힌다. 중국의 양대 P2P 업체 중 하나인 '주푸수커'는 지난 8월 미국 나스닥에 입성하기도 했다.

8퍼센트는 우리은행에서 약 9년 동안 근무했던 이효진 대표가 2014년 창업했다. 그는 대출 시장이 은행권의 저금리와 제2금융권의 고금리로 양분돼 있는 점에 주목했다. '중금리 대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8퍼센트는 부동산대출 일변도인 경쟁사와 달리 개인신용 및 사업자대출에 주력했다. 개인 고객에게는 고금리 상환 대신 중금리 대환 대출의 기회를 제공했으며, 유망 스타트업에는 새로운 투자자를 연결해줬다. 이날 기준 8퍼센트가 진행한 누적 투자 건수는 약 1320만건, 누적 대출액은 2721억원에 달한다. 상장에 나선 것은 디지털 금융사로 확장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신용평가 모형 개발, 데이터 분석 고도화에 나서는 등 정보기술(IT) 부문 경쟁력을 키워왔다.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한 차원도 있다. KG이니시스와 DSC·SBI인베스트먼트, 캡스톤파트너스 등이 시리즈 투자에 참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P2P 금융 활성화에 적극적인 점이 8퍼센트 상장의 호재라 보고 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지난 10월 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P2P 금융 관련 법률이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도입됐다. 앞으로 P2P 금융업을 하길 원하는 자는 금융위원회에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당국이 건전한 산업 육성에 발 벗고 나선 만큼 전반적인 P2P 금융 시장의 생태계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관계자는 "P2P 금융은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의 주력 분야 중 하나"라며 "국내에서도 관련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어 상위 업체들의 상장은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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