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2 (수)

미·중 무역 합의에도 여전히 ‘살얼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단계 협상 결과 미공개 탓

파국 막았어도 낙관은 일러

‘중국 산업 보조금’ 등 다룰 2단계선 이견 격돌 가능성

미국과 중국이 14일(현지시간) 1단계 무역협상에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은 당초 15일부터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취소했고, 중국은 미국 농산물에 대한 수입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경쟁적으로 상대국 상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벌였고, 세계경제 불확실성을 키웠다. 1단계 합의로 일단 한숨을 돌린 것이지만 상황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구조적 문제를 다룰 2단계 협상을 놓고도 신경전이 예상된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슬로베니아에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는 전 세계에 좋은 소식”이라고 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성장에도 매우 좋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협상의 세부내용이 공개되지 않는 등 불분명한 부분이 많다. 무엇보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완화 입장이 엇갈린다. 중국은 미국이 확정 발표한 관세 보류 및 관세율 인하 조치 외에 단계적으로 기존 관세를 없애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 인상을 취소하면서도 자동차 부품 등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관세는 유지키로 했다.

미국 농산물 구매 규모 등을 둘러싼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향후 2년간 320억달러(약 37조5040억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더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은 ‘시장 수요에 따라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겠다고 했을 뿐 구체적 액수는 발표하지 않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5일 “많은 골치 아픈 이슈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2단계 협상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 중국의 산업 보조금, 국영 기업 개혁 문제 등 ‘핵심 쟁점’들이 대기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양보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정보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재 해제도 숙제다. 1단계 합의가 불이행될 경우와 2단계 협상이 파행을 맞을 경우 미국이 추가관세 부과 카드를 다시 꺼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2500억달러에 대해서는 25% 관세가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며 “이것들(남은 관세)을 2단계 합의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서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최신기사

▶ 기사 제보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