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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국·중국은 왜 싸운거야···Q&A로 본 미중 무역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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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그래픽=최종윤 yanj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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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13일 1단계 무역 협상에 합의했다. 이 덕에 세계 각국의 증시가 일제히 올랐다. 한국 시장에서도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왜 미국과 중국은 싸운 것일까. 한국과는 무슨 관계가 있는 것일까. 1라운드가 끝난 미중 무역 전쟁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 어떻게 합의됐나

A : 중국은 미국 농산물을 더 많이 사기로 했고, 미국은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 앞으로 2년간 중국은 320억 달러(약 38조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추가로 구매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12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던 15% 관세를 절반(7.5%)으로 줄인다. 15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던 신규 관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결국 미국은 농업에서, 중국은 제조업에서 실리를 취한 셈이다.

Q : 미·중은 왜 싸웠나

A :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한 것은 2017년 8월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면서다. 중국산 '짝퉁'을 걸고넘어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행위를 '지식재산권 도둑질'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 이면에는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미국의 불안 심리가 깔려 있다. 미국 무역적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과 무역에서 발생한다. 여기에 '중국제조 2025' 계획으로 세계 경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노력 등은 미국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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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위상.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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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경제만 문제였던 건가

A : 중국의 급부상은 세계 패권 국가로서의 미국의 정치적 지위에도 부담이 됐다. 또 미국 내부적으로도 불평등이 커지고 인종 갈등, 지역 간 갈등 등 구조적 모순이 심화했다. 미국은 그 원인을 '세계의 시장' 역할을 해 온 자유무역 시스템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보호무역이 힘을 받게 된 것이다.

Q : 둘은 계속 싸워온 거 아닌가

A : 그렇다. 양국은 계속 티격태격해왔다. 2017년까지는 말싸움이었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관세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해 초 중국산 세탁기·태양광 패널,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등에 고율 관세를 매겼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중국은 미국산 수입품 128개 품목의 관세를 25%로 올렸다. 이후 양국은 서로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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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일지.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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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이번 합의가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나

A : 기존에는 파편적인 주먹 교환이었다면, 이번에는 시한이 있었다. 애초 미국은 15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었다. 1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이 대상이었다. 여기에는 애플의 아이폰, 태블릿PC, 노트북 등 중국에서 만들어지지만 미국 브랜드이며, 미국인의 필수 디지털 기기가 대거 포함돼 있었다. 합의가 안 됐으면 아이폰 가격은 대당 150달러 오르고, 미국 내 판매량이 35%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양쪽 모두 부담이 큰 전면전이었던 셈이다.

Q : 한국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A :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중 반도체·디스플레이·석유제품 등 중간재 수출 비중은 79%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1282억 달러(150조원)에 달한다. 중간재는 최종 재화가 팔리지 않으면 수요가 많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한국산 반도체로 만든 중국산 스마트폰이나 국산 디스플레이로 만든 중국산 TV가 미국 시장에 팔리지 않으면 한국 역시 타격을 입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부터 1년째 이어지고 있는 '마이너스 수출' 행진의 주요 원인도 이들 중간재 수출길이 좁아진 탓이 컸다.

Q : 오히려 한국에 유리한 것 아닌가

A : 물론 부정적인 결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줄면서 한국이 반사이익을 얻기도 했다. 올해 1분기 미국의 중국산 제재 품목 수입은 24.7% 줄었지만,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20.5% 증가했다. 다만 이 같은 일시적인 반사이익이 '한국→중국→미국'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공급망으로부터 얻은 편익을 넘어서진 못한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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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 현황.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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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앞으로 어떻게 될까

A : 한고비를 넘기는 했지만 휴전일 뿐, 종전은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중국 정부가 중국 기업의 뒤를 봐주고 있다는 미국의 근본적인 시각이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미국과 패권 경쟁에서 무조건 양보는 어렵다. 미국 대선(내년 11월)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판단을 할지도 관건이다. 다만, 대립 일변도였던 양국 관계에 숨 돌릴 틈이 생겼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이 전 세계적인 관세 전쟁으로 '확전'한다면, 한국 경제가 0.6%포인트의 GDP 하락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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