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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5 (토)

북·미 "불량국가""언행 삼가라" 설전에 비건-최선희 못만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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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퍼 국방-박정천 총참모장 주말 설전

비건, 최선희 판문점 접촉여부 답변 피해

전문가 "2차 재진입체 시험, ICBM 기운듯"

중앙일보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이 미 외교협회에서 "북한은 이란과 함께 불량국가"라고 하자 박정천 북한 인민군 총참모장이 "연말을 편하게 보내려면 언행을 삼가라"고 맞받았다. [AP=연합뉴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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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5일 방한하면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판문점 접촉이 성사될지가 주목되고 있다. 성사될 경우 연말 도발을 피할 마지막 출구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건 대표는 14일(현지시간)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관리와 접촉할지에 묻는 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외교 소식통도 "전혀 들은 바 없고 가능성도 낮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비건 대표의 방한 직전 미·북 군 수뇌부가 서로 "불량국가"와 "연말을 편하게 보내려면 언행을 삼가라""라며 서로 날 선 발언을 주고받은 상황이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의 '불량국가' 발언은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CFR) 회장과 대담에서 중국·러시아 강대국 간 경쟁을 담은 국가 국방전략(NDR)을 설명하면서 나온 말이다. "국방전략은 강대국 간 경쟁에 중국에 초점을 두고 그다음이 러시아"라며 "우리는 이란과 북한 등 불량국가의 위협도 걱정해야 한다"고 하면서다.

에스퍼 장관은 동시에 외교적 해결과 대화 복귀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 교류하는 동안 미 본토에 직접 위협인 핵 및 ICBM 시험을 중단했다"며 "지금은 국무부가 그들을 협상에 복귀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전의 유일한 방안이 외교를 통한 정치적 합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끔찍할 것이다.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라며 "내 임무는 한편으로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분쟁을 억지하고 실패할 경우 승리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 외교관들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다른 길로 돌아가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정천 북한군 총참모장은 14일 밤 성명을 통해 "우리는 적대세력의 정치적·군사적 도발에 다 대비할수 있게 준비돼 있어야 하며 대화도, 대결도 낯설어하지 말아야 한다"며 똑같이 맞받았다. 그러면서 "미국을 비롯한 적대 세력들은 우리를 자극하는 그 어떤 언행도 삼가야 연말을 편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7일과 13일 국방과학원 시험을 언급하면서는 "최근에 시험한 새로운 기술들은 미국의 핵 위협을 믿음직하게 견제, 제압하기 위한 또 다른 전략무기 개발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해 위성시험장(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두 번의 시험이 모두 전략무기, ICBM과 관련된 시험임을 확인한 셈이다.

북한이 13일 7분간 시험을 진행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소장은 트위터를 통해 "보통의 로켓 엔진은 1분가량이면 다 탄다"며 "이렇게 긴 시간 시험한 것은 다른 종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ICBM 상단부 재진입체(Reentry Vehicle)를시험했을지 모르며, 가장 이상한 경우 인공위성처럼 돌다가 떨어지는 궤도폭탄(FOBS)을 시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엘먼 국제전략연구소(IISS) 선임연구원도 "시험의 길이로 볼 때 '분사-중지-재분사' 특성을 가진 상단부 또는 후추진체(Post Boost Vehicle)를 시험한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앤킷 팬더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따라 복수의 옵션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지만, 우주(인공위성) 발사에선 멀어지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인공위성을 쏜 다음에 ICBM을 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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