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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외양보다는 내실을" 구자경 LG 명예회장 마지막 가는 길도 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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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계 중심 가족장, 시신은 고인 뜻 따라 화장

70세때 은퇴 후 버섯연구·사회공헌 등 매진

뉴스1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1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사진은 1987년 5월 구 명예회장(오른쪽 두번째)이 전경련 회장단과 함께 농촌 모내기 일손을 돕는 모습. (LG 제공)2019.12.1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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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박동해 기자 = 14일 향년 94세로 별세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외양보다는 내실을 강조하며 소탈한 삶을 살았던 경영인으로 재계에 회자한다.

구 명예회장은 생전 자신의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러 달라고 가족과 주변에 당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LG는 보도자료를 통해 "장례는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최대한 조용하고 차분하게 치르기로 했다"며 "별도의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실제 서울 시내 모 병원에 차려진 고인의 빈소에는 별도의 안내문 등도 없었고 조화도 눈에 띄지 않았다.

구훤미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고문, 구미정씨,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이 고인의 자녀와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이날 오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빈소 입구는 칸막이로 가려져 있었다. 구광모 회장은 구본능 회장의 장남이자 고(故) 구본무 회장의 양자로 고인과 구몬무 회장에 이어 LG그룹의 4대 회장이다.

빈소에는 이들 직계가족을 비롯해 가까운 친인척, 일부 LG그룹 주요 인사들이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는 4일 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7일 화요일 오전 예정이다. 구 명예회장의 시신은 화장 후 안치될 예정이며, 장지도 공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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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서울 소재 모 병원에 차려진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빈소. 구훤미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구본준 LG 고문, 구미정씨, 구본식 LT그룹 회장 등이 고인의 자녀와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이날 오후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는 것을 알려진 가운데 빈소 입구가 칸막이로 가려져 있다. LG그룹은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장례를 치르며, 조화를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사진= 박동해 기자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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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방만하지 말고 꾸미지 말고, 외양보다는 내실을 다지라"며 검소한 삶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회고 글에서 "나는 주로 구태회 숙부의 옷을 대물림해 입었는데 유소년 시절을 통해 새 옷은 지수보통학교를 다니면서 한복을 한번 입어 본 게 유일한 기억일 만큼 옷은 대물림하는 것으로 알고 자랐다"고 했다.

그는 "조부께서는 검정 고무신을 기한을 정해 사주셨고, 학용품도 하나를 다 써야 새것 하나를 꺼내 주셨다. 그 정도로 철저하게 절약 정신을 익히게 했다"고 회고했다.

구 명예회장은 70세이던 1995년 스스로 회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임종을 맞을 때까지 자연인으로서 소탈한 삶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충남 천안시 성환에 위치한 연암대학교의 농장에 머물면서 은퇴 이후 버섯연구를 비롯해 자연과 어우러진 취미 활동에 열성을 쏟았다.

아울러 구 명예회장은 건축가 고 김수근씨가 설계했던 자신의 서울 종로구 원서동 사저를 기증, 1996년에 모든 문헌 자료를 디지털화한 국내 최초의 전자도서관인 LG상남도서관을 개관했다. 2006년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세계최초로 유비쿼터스 기술을 활용한 음성도서 서비스인 '책 읽어주는 도서관'을 구축하는 등 여생을 사회공헌에 헌신하며 소탈하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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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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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upd01@new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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