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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차 미세먼지, 배기구보다 브레이크서 2배 더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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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타이어 마찰 때 발생

“감축 위한 현실적 대책 필요”

자동차 브레이크 마찰로 미세먼지가 배기구보다 2배 이상 많이 나온다는 국내 연구진의 측정 결과가 처음 나왔다. 효과적인 자동차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서는 연료 문제를 넘어 현실적이고 균형 잡힌 대책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국기계연구원 그린동력연구실 이석환 박사팀은 자동차 주행을 재연하는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브레이크 마모 시에 발생하는 먼지를 측정했더니 1㎞당 미세먼지(PM10) 기준 2.65㎎, 초미세먼지(PM2.5) 기준 2.2㎎이 나왔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매연저감장치(DPF)가 장착돼 유로6 규제를 만족하는 디젤차(1.13㎎) 배기구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연구팀은 측정을 위해 브레이크가 있는 자동차의 구동장치 부위를 실험실에서 재연했다. 최고 시속 135㎞를 구현하기 위해 전기모터도 장착했다.

대개 가솔린차는 디젤차보다 미세먼지를 적게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가솔린차 가운데도 연소실에 직접 뿌려주는 방식(GDI)의 엔진은 이번 조사에서 1.19㎎으로 디젤차보다도 미세먼지가 많이 나왔다. 간접 분사 방식인 MPI 가솔린차는 미세먼지를 0.3㎎/㎞만 배출했다. 힘이 좋아 최근 인기를 끄는 GDI 엔진이 미세먼지를 더 배출한다는 사실은 해외 연구로도 확인됐다. 또한 타이어 마찰로 생기는 미세먼지(1.37㎎)도 가솔린차나 디젤차보다 많이 나왔다. 이번 연구는 앞으로 전기차 시대가 되더라도 브레이크나 타이어 때문에 상당한 미세먼지가 계속 발생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 마찰로 생기는 미세먼지는 측정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이석환 책임연구원은 “타이어와 브레이크에서는 최신 차량의 배출가스에 포함된 미세먼지보다 더 많은 미세먼지가 생길 수 있다”며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에서도 미세먼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관련 연구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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