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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정세균 총리되면… 이낙연 '정치 1번지' 종로 뛰어드나, 비례대표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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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낙연 국무총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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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세균(서울 종로) 의원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임으로 유력 검토되면서 이 총리가 내년 4·15 총선에서 종로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이 정 의원을 후임 총리에 지명하고 국회 동의를 거쳐 임명되면 이 총리와 종로 지역구를 맞교환하는 셈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무게를 두고 이 총리를 유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란 말도 나온다. 이럴 경우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 비례대표로 출마하거나 아예 출마하지 않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 이낙연, 종로 출마할까

이 총리는 후임 총리가 임명되면 여의도로 돌아올 게 확실하다. 민주당 안에서는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당 간판급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말이 많다. '대선 주자 여론조사 선호도 1위'라는 대중적 인기를 십분 활용해 총선에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총리 본인도 당이 요구하면 심부름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정치 1번지' 종로가 갖는 정치적 상징성도 이 총리 출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 총리는 지난 2000년 치러진 제16대 총선에서 전남 함평·영광에서 당선된 후 19대까지 내리 4선을 했다. 2014년에는 전남도지사에 당선되는 등 정치 인생 대부분을 전남에서 보냈다. 그러나 현 정부 초대 총리에 취임해 최장수 재임 기록을 세운 이 총리는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인지도가 높아졌다. 서울에서도 충분히 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정 의원은 전날 총리 입각설을 묻는 말에 "종로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에서 5선을 하고 20대 총선 때 종로로 지역구를 옮겨 현 한국당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상대로 승리해 6선을 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 의원은 3명 이상 모인 자리엔 어디든 달려갈 정도로 지역구를 착실히 다졌다"고 했다. 그런 만큼 이 총리가 종로 지역구를 물려받아 나가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란 얘기다.

종로 선거구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 등이 국회의원을 한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차기 대선 도전을 염두에 뒀다면 이 총리로선 마다할 이유가 없는 선거구란 것이다.

◇당분간 유임說도⋯비례대표로 선회?

정치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총리 인선 구상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 총리 유임도 검토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국회 임명동의를 받기 어려운 여야의 대치,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한 위험 부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일단 안정적 국정 운영에 무게를 두고 이 총리 유임 가능성을 검토 중이란 것이다.

이 경우에도 이 총리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길이 완전히 막힌 것은 아니란 얘기도 있다. 이 총리가 지역구에 출마하려면 내년 1월16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러나 비례대표로 출마한다면 3월16일까지 사퇴하면 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는 이 총리가 전국적 지명도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선거구에 메이지 않는 비례대표로 차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총선을 한달 정도 앞두고 국회 인사청문회 정국에 들어가는 것은 여권으로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이 총리를 총선 전에 교체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총리를 교체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기존 체제를 유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정세균 출마 의지 강하다는데

이 총리 후임으로 거론되는 정세균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6선(選) 의원이다. 국회의장을 지낸 의원은 통상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고 정계를 은퇴하는 게 정치권의 관행이었다. 하지만 정 의원은 21대 총선 출마 의지가 매우 강하다. 본인도 전날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 통화에서 "종로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의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의원도 12일 라디오에 나와 "(정 의원은) 국회의원 출마를 계속 하겠다는 의사가 훨씬 더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최근 청와대에 인사검증 동의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의원은 단순히 총선을 한번 더 뛰겠다는 차원이라기보다 대선 도전 의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정 의원이 대선 도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총리직을 마다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총리를 지내면서 전국적 인지도와 국정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정 의원이 총선 출마 의지도 강하고, 총리를 맡긴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란 생각도 공존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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