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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1억 경품 쏩니다" 돈 뿌려 구독자 모으는 유튜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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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원 다 썼습니다."

인기 유튜브 채널 '보겸TV'를 운영하는 김보겸씨는 지난 7일 올린 영상에서 이렇게 말했다. 채널 구독자들에게 나눠주겠다며 1억원 상당의 물품을 구매했다는 것이다. 전자매장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노트10, 애플의 아이폰11, LG전자 그램 노트북 등 대당 100만원이 넘는 고가(高價) 전자 제품 수십 대를 한꺼번에 구입하는 영상도 올렸다. 김씨는 "앞으로 이렇게 나눔을 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 오랫동안 모아둔 돈을 한 번에 쏜다"고 했다. 해당 영상에는 상품을 받겠다는 신청 댓글이 30만 개 이상 달렸다.

국내 유튜버들이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한 각종 현금성 이벤트 금지를 코앞에 두고 경품을 쏟아내며 '막판 구독자 확보전'에 나섰다. 채널 구독자들에게만 경품 선물을 주기 때문에 고가 상품을 내걸면 짧은 시간에 영상 조회 수와 구독자 수를 늘릴 수 있다. 유튜브코리아는 10일부터 '동영상 조회 수, 좋아요 수, 채널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사람들에게 비용을 지급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약관을 신설해 적용하기로 했다. 유튜브는 앞으로 이런 이벤트가 한 차례 적발되면 경고를 주고, 경고 3번이 누적되면 해당 계정을 삭제할 방침이다.

8일 유튜브 검색창에 '#구독자 이벤트'를 입력하자, 경품 이벤트를 진행하는 수십 개의 채널이 쏟아져 나왔다. '마지막 기회' '역대급 이벤트, 당첨 확률 대박!' '로또보다 높은 확률' 등 대부분 자극적 문구를 내걸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한 유튜브 채널은 이벤트 진행 이후 구독자가 4배 가까이 늘었다. '보겸TV'도 "1억원 경품을 주겠다"고 방송에서 밝힌 이후 1주일 동안 구독자가 15만 명 이상 늘었다.

유튜브는 구독자 수와 영상 시간을 기준으로 돈을 준다. 경품 이벤트를 하는 유튜버는 일단 돈으로 구독자를 늘린 뒤 나중에 유튜브로부터 받는 수익으로 보전하겠다는 의도다. 부작용도 많다. 현금·상품권을 경품으로 내걸거나, 자동차·아파트를 주겠다고 했다가 당첨자를 공개하지 않아 사기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최인준 기자(pe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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