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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독도 앞바다 고귀한 희생 잊지 않겠습니다" 36일 만에 합동장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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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추락 순직 소방대원 5명… 5일간 장례 후 10일 합동영결식

부상당한 어민을 후송하다 헬기가 독도 해상에 추락하면서 순직한 중앙 119 구조본부 소방대원 다섯 명의 합동 5일장(葬)이 사고 발생 36일 만인 6일 시작됐다. 이날 빈소가 차려진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에는 아침부터 고인들의 헌신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제복을 입은 동료 소방대원뿐 아니라 시민들의 모습도 많이 보였다. 달서구 주민 정모(52)씨는 "만나본 적은 없지만 희생정신에 감사를 표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진영 장관과 김부겸 전 장관, 정문호 소방청장 등도 빈소를 찾았다.

조선일보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에 마련된 독도 소방헬기 추락사고 순직 소방관 합동 분향소에서 대구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이 고인들의 영정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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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31일 손가락 절단사고를 당한 어민을 육지로 후송하기 위해 대원 5명과 어민, 보호자 등 7명을 태운 EC225 헬기가 경북 울릉군 독도 해상에서 추락했다. 소방청·해경·해군이 범정부현장수습지원단을 꾸리고 실종자 수색작업에 나서 이종후(39) 부기장, 서정용 검사관(45), 박단비(29) 대원과 어민의 시신을 수습했다.

그러나 박단비 대원이 지난달 12일 수습된 뒤 실종자 수색작업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지원단은 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수색작업을 8일부로 종료하고 10일 소방대원들의 합동 영결식을 치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실종 상태인 김종필(46) 기장과 배혁(31) 대원의 영정도 동료 3명과 함께 분향소에 안치됐다.

김 기장은 공군 소령으로 예편한 뒤 한성항공과 산림청을 거쳐 2014년부터 중앙구조본부에서 근무해온 베테랑 헬기 조종사다. 2017년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2018년 1월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 등 수많은 재난 현장에 출동해 인명 구조에 기여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아내, 세 아들과 영영 이별하게 됐다. 배혁 대원은 해군 수난구조대에서 복무했으며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과 지난 5월 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수습 활동을 수행했다. 지난 8월 결혼한 지 두 달여 만에 변을 당했다. 합동 영결식은 10일 오전 10시 대구 계명대 성서캠퍼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대원들에게는 1계급 특진과 함께 녹조·옥조 근정훈장과 공로장이 추서됐다.

[대구=권광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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