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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마윈은 나같은 부류라는 것, 냄새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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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도쿄포럼 대담]

손정의 "새로운 기술을 보면 두근거려 끝까지 알고 싶어 잠 못들 정도

10조엔 규모 비전펀드 운용하지만 내 꿈, 지금 이룬 것보다 100배 커"

마윈 "기업의 중요한 생산품은 종업원, CEO는 '최고 교육자'라고 생각

AI 시대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직 준비가 안돼 있기 때문"

"개와 늑대가 냄새로 같은 종(種)을 찾듯이 본능적으로 우리는 같은 동물이라고 느꼈다 ."(손정의)

"이 사람은 미쳤구나. 바보는 아닌데 (나처럼 인터넷에) 미쳤다고 생각했다."(마윈)

6일 도쿄대 야스다 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 손정의(62) 소프트뱅크 회장과 마윈(55) 알리바바 창업자가 2000년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한 말이다. 21세기 인터넷 비즈니스의 두 거두(巨頭)는 이날 도쿄대와 최종현학술원이 공동 주최한 특별대담에서 지난 20년간의 '우정'을 회상하며 미래에 대한 거침없는 전망을 나눴다. 두 사람은 일곱 살 차이를 뛰어넘어 친구처럼 서로에게 다정한 미소를 보이며 1시간 동안 쉴 새 없이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손정의는 "2000년 IT 버블의 피크 때 다음 기회는 중국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중국에 가서 만난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기업인 중에서 마 회장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른 사람은 돈을 투자해달라고 했는데 그는 투자해달라는 말은 않고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어떻게 돼야 하는지, 자신의 철학을 이야기했다. 그런 마 회장에게 끌렸다"고 했다. 마윈은 "나하고 대화하기 시작한 지 5분 만에 손 회장이 자신의 돈을 가져다가 쓰라고 하더라. 그래서 난 500만달러를 이야기했는데, 그는 5000만달러를 가져가라고 하더라. 그래서 중간쯤인 2000만달러로 결정했다."

손 회장은 마윈의 장점으로 "사람에 대한 의지가 있다. 사람을 키운다. 장점을 키울 줄 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마윈은 사람에 대해 관심이 많고, 나는 기술 그 자체에 관심이 더 많다. 물론 기업인도 중요하지만 나는 새로운 기술을 보면 두근거리며 끝까지 알고 싶다. 잠자지 못할 정도다"라고 했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기업인으로 성공하기 위한 자질은 무엇일까. 마윈은 "미래를 믿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모험적 사업가가 되지 못한다. 그러려면 낙관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손정의는 "큰 비전이 필요하다. 돈을 추구하면 돈은 도망간다. 하지만 꿈을 따라가면 돈이 우리를 따라온다"고 했다.

조선일보
손정의는 일본의 최대 IT 회사 겸 투자 회사인 소프트뱅크 대표로 10조엔 규모 비전펀드를 운용 중이지만 "나는 아직 아무것도 성취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나는 여전히 도전하고 있다. 나의 열정과 꿈은 내가 지금 이룬 것보다 100배는 더 크다"고 했다.

마윈은 "대학의 가장 좋은 생산물이 학생이듯,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생산품은 종업원"이라며 "종업원의 경쟁력을 키우지 못하면 좋은 상품을 만들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CEO를 '최고 교육자(Chief Education Officer)로 생각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AI(인공지능) 시대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마윈은 "지금은 IT 시대에서 DT(데이터 테크놀로지) 시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미래는 분명 지금보다 더 좋을 것이고 AI 시대를 두려워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손정의도 맞장구를 쳤다. "AI는 완전히 새로운 사회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근본적 믿음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미래 사회를 준비하기 위한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손정의는 "일본 교육을 보면 여전히 교실이 매우 조용하고, 학생들은 필기만 하고 있다. 토론하고 소통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창의적이어야 한다. 150년 전에 메이지 혁명 당시 90%가 농부였다. 아마 지금은 5% 정도가 농부일 것이다. 앞으로도 90%의 직업이 바뀔 것이다. 새로운 직업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마윈은 "사회는 최고의 대학이고 최고의 교훈은 실패다. 학생들이 계속 호기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사람은 평생 배우기 위해서 태어나는 것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미래를 믿어야 한다"고 했다.

이날 대담의 마지막은 젊은이에 대한 조언이었다. 손정의는 "열정, 이것이 중요하다. 더 큰 열정을 가지면 더욱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마윈은 "낙관적이어야 한다. 절대 불평하지 마라. 다른 사람들이 불평할 때가 기회라고 생각하라"고 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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