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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수학 잘 본 문과생, 수학 못 본 이과생…수능 이후 입시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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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가채점 후 수험생의 고민들. 그래픽=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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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을 가채점을 마친 수험생이라면 대개 고민에 빠지게 된다. 미리 지원한 수시 대학별고사의 응시 여부, 정시 지원 전략 등 결정해야 할 게 많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의 도움으로 수능을 치른 수험생과 학부모가 입시전문가에게 가장 많이 묻는 다섯가지 고민과 답을 살펴본다.

Q : 가채점 결과는 괜찮은데, 수시 칠까요?

‘수시 납치’라는 말도 있듯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는 신중해야 한다. 가채점 결과 수시 지원 대학에 비해 정시 지원 대학이 안정 지원을 해도 높은 수준이라면 수시는 과감히 포기하고 정시에 집중해야 한다. 반면 ‘소신 지원’이나 ‘적정 지원’ 라고 판단되면 일단 수시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는 게 낫다.

대개 수시에서 수험생들은 상향 지원하기 때문에 정시 지원 가능권이 수시보다 높은 경우는 드물다. 정시 합격선은 모집 군별 지원 성향, 경쟁률, 영역별 활용 방법에 따라 변동이 심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웬만하면 미리 지원한 수시 대학별고사에 응시하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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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이후 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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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해야할 점은 수시 응시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찾을 때는 수능 총점이 아닌 대학 맞춤점수(환산점수) 기준으로 살펴야 한다. 다소 번거로운 맞춤점수의 계산과 활용은 입시업체들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게 좋다.

단순 총점으로 발표된 입시업체의 지원 가능 대학 점수로 판단한다면 해당 대학의 반영 비중이 높은 특정 영역의 성적이 낮아 실제 합격 가능성은 낮아진다. 반드시 대학별 맞춤점수로 비교해야 하라.

Q : 국어보다 수학을 잘 본 문과생은? 수학 점수가 낮은 이과생은?

인문계 학과를 지망하는 수험생 중엔 상대적으로 국어보다 수학을 잘 보는 학생도 적지 않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수학보다 국어 반영 비율이 높지만, 대학과 계열에 따라 수학 반영 비율이 높은 경우도 있다. 같은 대학이라도 계열별로 영역별 반영 방법, 가중치, 가산점, 활용지표가 다르니 이를 꼼꼼하게 분석하면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주로 어문 계열보다 경상 계열이 수학 반영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문과임에도 국어보다 수학 점수가 높은 경우, 경상계열의 학과를 찾아 지원하면 국어의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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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후 첫 주말인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2020학년도 수시 논술고사를 마친 수험생들이 학교를 나서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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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달리 이과 수험생인데 수학 성적이 낮은 경우엔 불리함을 극복할 기회를 찾기 어렵다. 자연 계열 학과에서는 수학보다 국어 반영 비율이 높은 곳은 찾기 힘들다.

다만 대학, 학과에 따라 국어와 수학 반영비율이 같은 곳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곳들도 수학 가형 응시자에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있으니 꼼꼼하게 따져보라.

Q : 영어 등급이 낮게 나와 고민이에요

올해는 작년에 비해 영어 난이도가 낮았다. 그래도 영어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쳐 고민에 빠진 수험생이 생기기 마련이다. 영어는 대학마다 반영방식이 달라, 유·불리를 체크해야 한다.

영어 등급이 낮다면 영어를 반영 비율로 반영하는 대학보다 가·감산으로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 가·감산 반영 대학에서의 등급 간 점수 차이가 비율로 반영하는 대학보다 작아 영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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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광주 서구 학생독립운동기념회관 2층 강당에서 열린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채점 결과 분석 설명회에 참석한 수험생 학부모들이 책자를 살펴보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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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대학은 수능을 영역별 가중치를 정하고 각 영역을 일정 비율로 반영한다. 서강대·성균관대·중앙대 등은 영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만 영역별 비중에 따라 점수를 산출한 뒤 영어 영역은 등급별로 점수를 가산하며, 고려대·서울대·충남대는 감산한다.

지난해 정시에서 영어 4등급을 받은 수험생이 서울대에 합격해 화제가 됐다. 서울대는 영어 2등급부터 0.5점씩을 감산한다. 4등급은 1.5점만 감점되므로 타 영역에서 보완할 수도 있다.

반면 영어 영역을 비율 적용하는 연세대는 1등급과 2등급은 5점, 1등급과 4등급은 25점 차로 등급 간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진다. 3등급 이후라면 합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Q : 문과생인데 자연계로 가고 싶어요

문과 학생 중에도 적성과 취업을 고려하여 이과 학과로 지원하고픈 수험생이 많다. 이른바 교차지원이다. 안타깝지만 상당수 대학은 자연계열에서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를 지정하고 있어 교차지원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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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서울 세종대에서 열린 ‘2020 대입 설명회’에서 자료집을 보고 있다. 주최 측은 ’ 국어가 쉬워 상위권 합격선은 상승, 중위권 인문계 합격선은 하락, 자연계 합격선은 소폭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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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학에 따라 융합적인 학문을 다루는 학과, 일부 대학의 자연계열 학과는 인문계 학생의 교차 지원을 허용한다. 가톨릭대·고려대·광운대·단국대·상명대·서강대·서울대·세종대·숙명여대·숭실대 등의 일부 모집 단위에서 수학 나형이나 사탐을 응시한 수험생이 지원할 수 있게 했다.

교차지원할 때는 주의해야 할 게 있다. 교차지원이 가능한 학과는 '전과'를 원하는 인문계 수험생, 점수 향상을 노리고 수학 나형을 선택한 자연계 수험생이 몰려 경쟁률이 높은 편이다.

교차지원을 허용하지만 수학 가형과 과학탐구를 응시한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교차지원 시, 점수 보정과 가산점이 적용된 대학점수로 환산하여 경쟁력을 따져봐야 한다.

Q : 4개 영역 중 2개만 잘 나왔는데…

일부 대학에선 학과 특성에 따라 수능 중 1~2개 영역만 입시에 반영한다. 영역별 성적의 차이가 크고 특정 영역 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1~2개 영역만을 반영하는 대학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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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일인 14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신도들이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소원지를 적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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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을지대는 간호·임상병리·안경광학·응급구조·방사선·치위생·물리치료학과를 선발하는 '일반전형Ⅱ'에선 우수한 수능 영역 2개만을 반영한다. 한국산업기술대의 '수능우수자 전형'은 수학과 국·영·탐구 중 1개 영역 등 총 2개 영역만을 반영한다.

지난해 수능 반영 영역 수를 3개에서 2개로 줄인 건국대(글로컬)는 올해도 국·수·영·탐 중 우수 2개 영역만을 반영한다. 서원대 수학교육과는 수학 성적을 100% 반영하는 전국 유일의 대학‧학과다.

국·수·영·탐구, 국·수·탐구 등 반영 영역이 많은 대학도 영역별 비중이 다르기 때문에 대학별 맞춤점수로 환산해봐야 한다. 물론 특정 영역의 점수가 우수하다면 해당 영역의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학과를 찾아 도전하는 게 좋다.

천인성 기자, 도움주신 분=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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