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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굿즈 소비 넘어, 직접 제작하며 즐겨요”…팬슈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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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휴대폰 케이스·머그컵…

직접 제품기획 나서는 소비자 늘어

카카오프렌즈 등 캐릭터 큰 호응

‘82년생 김지영’ 크라우드펀딩 등

의미있는 소비 캠페인 벌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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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 굿즈 만들어주세요. 제발 탕진할 수 있게 해주세요.” “펭수 굿즈 만들어야 할 목록 봐주세요. 에어팟 케이스, 슬리퍼, 수면바지, 고척돔 콘서트….”

요즘 <교육방송>(EBS)의 ‘자이언트 펭티브이(TV)’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일주일에 십여개씩 올라온다. 캐릭터 ‘펭수’ 굿즈(캐릭터 상품)를 만들어달라는 요청이다. <교육방송>은 올 연말 공식 굿즈를 출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부 팬들은 기다리다 못해 직접 나서기도 한다. 6년 차 직장인 윤아무개(33)씨는 이달 초 휴대폰 앱을 이용해 휴대폰 케이스를 직접 만들었다. 윤씨는 “시간과 비용을 들였지만, 무료 나눔을 통해 팬층을 확대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했다. 20대 이아무개씨도 “노트북과 사무능력을 동원해 저렴하게 만든 스티커를 지인들에게 선물할 때 활용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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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와 연예인 등 이미 유통 중인 상품과 콘텐츠를 다량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직접 제품 기획과 제작에 나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대학교 소비트렌드분석센터는 <트렌드코리아 2020>에서 이런 현상을 ‘팬슈머(fansumer·팬+소비자)’로 명명했다. 기획·유통·홍보 및 지지·비판 등 전반에 관여하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로, 프로슈머(prosumer·참여형 소비자)보다 적극적이다. 영화 <82년생 김지영> 등에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투자하거나 제품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식이다.

애초 팬슈머 현상은 아이돌 팬덤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점차 영화나 캐릭터 등 콘텐츠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영화 <아수라>(2016) 팬들은 굿즈를 공동제작하고 탄핵 집회에도 함께 참여한 바 있다. <아수라> 굿즈 공동구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안남기프트’를 운영하는 조미선(29)씨는 “20대 이상 중심으로 마우스패드, 메모지 등 사무용품이 인기가 좋고 스티커는 6백장 모두 팔렸다”며 “일부 제품은 적자도 봤지만 영리 목적이 아닌 만큼, 취향을 공유하는 데 방점을 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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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슈머들의 호응이 큰 콘텐츠는 캐릭터다. 반복적으로 구매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카카오프렌즈 머그컵 등이 사은품으로 딸린 ‘맥심’ 세트를 한달 만에 68만개 팔았다. 펭수가 모델로 나온 잡지 <나일론> 12월호는 입고 하루 만에 대형서점에서 소진됐는데, 펭수 팬들의 오픈카톡방에서는 추가 입고 정보가 실시간 공유된다. 온라인 서점들은 수능교재를 사면 이름표 등 펭수 굿즈를 증정하는데, 지난 11~17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인터파크)까지 늘었다. 미니어처 제작자 정아무개씨는 “펭수 굿즈를 기다리다가 점토로 피규어를 만들었는데, 팬들의 제작 문의가 잇따른다”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캐릭터 상품은 10대뿐 아니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좇는 20~30대 비중도 크기 때문에 반복·연쇄 구매 비중이 크고 아이디어 제안도 적극적인 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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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슈머 사이에선 소비·생산의 ‘올바름’을 추구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불법 제품은 문제 제기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소비 캠페인을 벌이는 식이다. 저작권자 허락 없이 개인 소장 등 목적을 넘어 수익 활동을 벌이면 저작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교육방송> 관계자는 “‘불법 굿즈’ 관련 팬들의 제보를 접수해 경고 등 조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트렌드코리아 2020>은 “힘을 합쳐 자정·정화하려는 움직임은 밀레니얼(1980년대~1990년대 출생) 소비자의 특징”이라고 짚었다.

현소은 기자 s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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