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北 “文, 특사라도 방문해 달라 간청 보내왔지만…참석할 이유 없어”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오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초청한 것이 확인 된 가운데 21일 북한은 참석할 이유를 못 찾겠다고 거부했다. 북측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못온다면 특사라도 보내달라고 여러차례 간청했다는 사실을 공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지난 11월5일 남조선의 문재인 대통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이번 특별수뇌자회의(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어왔다”고 밝혔다.

통신은 “친서가 국무위원장에 대한 진정으로 되는 신뢰심과 곡진한 기대가 담긴 초청이라면 굳이 고맙게 생각하지 않을 까닭이 없다”며 “현 북남관계를 풀기위한 새로운 계기점과 여건을 만들어보려고 하는 문 대통령의 고뇌와 번민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친서가 온 후에도 몇차례나 위원장께서 못 오신다면 특사라도 방문하게 해달라는 간절한 청을 보내온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며 “흐려질 대로 흐려진 남조선의 공기(분위기)는 북남관계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며, 남조선당국도 북남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의연히 민족공조가 아닌 외세의존으로 풀어나가려는 그릇된 입장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세계일보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2018년 9월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통신은 “무슨 일에서나 다 제시간과 장소가 있으며 들데, 날데가 따로 있는 법”이라며 “과연 지금의 시점이 북남수뇌부분(남북정상)들이 만날 때이겠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모처럼 찾아왔던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흔적도 없이 날려 보내고 있는데도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는 남조선당국이 종이 한 장의 초청으로 조성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을 없을 것”이라고 했다.

통신은 “북과 남 사이의 근본문제, 민족문제는 하나도 풀지 못하면서 북남수뇌들사이에 여전히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냄새나 피우고 저들이 주도한 ‘신남방정책’의 귀퉁이에 북남관계를 슬쩍 끼워넣어보고자는 불순한 기도를 무턱대고 따를 우리가 아니다”라며 “우리와 크게 인연이 없는 복잡한 국제회의마당에서 만나 악수나 하고 사진이나 찍는 것을 어찌 민족의 성산 백두산에서 북남수괴분들이 두 손을 높이 맞잡은 역사적 순간에 비길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통신은 이어 “판문점과 평양, 백두산에서 한 약속이 하나도 실현된 것이 없는 지금의 시점에 형식뿐인 북남수뇌상봉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남측의 기대와 성의는 고맙지만 국무위원회 위원장께서 부산에 나가셔야 할 합당한 이유를 끝끝내 찾아내지 못한데 대해 이해해주길 바란다”며 불참을 알렸다.

그동안 자유한국당 등은 정부가 남북정상회담에 목을 매고 있다며 정부의 대북 저자세를 공격해 왔다. 이런 까닭에 이날 북측이 ‘특사 방남 수차례 간청’사실 공개로 보수 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된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