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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화성 8차사건 윤씨 “경찰과 검찰 사과해야…재심 끝나면 억울한 사람 위해 일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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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8차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모씨(52)가 “30여년 전 경찰 수사가 억울해 검사에게 재조사를 요구했지만 무시당했다”며 “검사가 국민에게 사과하면 용서해 주겠다”고 말했다.

윤씨는 2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충북NGO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찰과 검찰에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이 같이 밝혔다.

경향신문

화성 8차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돼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윤씨가 2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충북NGO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시 자신을 범인으로 몰았던 경찰과 검찰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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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최근 화성 사건을 재조사하는 과정에서 당시 담당 형사와 대질 조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며 “경찰과 검찰의 사과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날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환하게 웃는 등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교도소에서 출소한 뒤 직장을 구하려 했지만 전과자라는 문제로 취직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교도관, 변호사, 복지시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고마음을 밝혔다.

이어 “전과자라는 사실이 알려질까 조용히 살려고 했는데 언론 등의 지나친 관심 때문에 당황했다”며 “하지만 이춘재의 자백 이후 이웃주민들이 ‘고생이 많았다’며 격려를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박모양(당시 13세)의 집에서 박양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당시 윤씨는 범인으로 몰려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됐다.

그러다 최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씨가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 사건과 다른 4건 등 14건의 살인을 자백하자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 나선 바 있다.

그는 지난 13일 재심 전문 박준영 변호사 등의 도움으로 수원지법에 재심을 정식으로 청구했다.

윤씨는 “재심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재판이 모두 끝나면 나 같은 전과자나 장애인을 위해 봉사하며 살겠다”며 “전과자를 외면하는 사회문화를 고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글·사진 이삭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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